아르센 벵거(59ㆍ프랑스) 감독이 아스널 지휘봉을 잡은 지 22년 만에 팀을 떠난다.
벵거 감독은 20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심사숙고한 끝에 올 시즌을 끝으로 물러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클럽을 특별하게 만든 선수들과 스태프들 그리고 구단 관리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나는 헌신적으로 그리고 성실히 클럽을 관리했다”며 “(아스널에 대한) 나의 시랑과 지지는 영원할 것”이라고 덕담을 남겼다.
벵거 감독은 1996년 처음 아스널과 인연을 맺은 후 22년 간 감독직을 유지했다.
부임 당시 무명 출신이었던 그를 콧대 높은 영국인들은 대놓고 무시했다. 그러나 벵거 감독은 맥주 금지령, 채소위주의 식사 등 밑바닥부터 뜯어고치며 개혁에 나섰다. 대신 그라운드 위에서는 패스 성공률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자율성과 창의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망주를 발굴해 세계적인 스타로 키워내는 데도 일가견이 있었다. 티에리 앙리, 조지 웨아, 파트리크 비에이라, 릴리앙 튀랑 등을 발굴해 슈퍼스타로 성장시켰다.
아스널은 1997~98시즌과 2001~02시즌 두 차례나 FA컵과 리그를 동시에 석권했고 2003~04시즌 무패 우승(26승12무)이라는 빛나는 업적을 세웠다. 벵거 아래서 아스널은 리그 우승 3회, FA컵 우승 7회를 달성했다.
그러나 2004~05시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우승컵을 가져오지 못하면서 팬들의 불만이 커졌다. 최근에는 사퇴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결국 구단과 벵거는 이별을 택했다. 아스널은 구단 홈페이지에 ‘메르시(감사합니다) 아르센’이라며 그의 마지막을 예우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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