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모토카와 다쓰오 지음ㆍ이상대 옮김
김영사 발행ㆍ280쪽ㆍ1만4,000원
과학에게 위안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사실만 전하는 차가운 태도 때문이다. 그래서 넘쳐나는 게 사이비과학이다. 사이비과학은 따끈따끈하니까. 이 책은 과학인데, 은근 위안을 준다. 이런 방식이다. 코끼리와 쥐의 몸무게는 각각 3t, 30g이다. 300만g 대 30g이니, 10만 배 차이다. 이 덩치의 차이가 수명, 삶의 방식 등 두 동물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하지만 두 동물의 평생 심장 박동수는 20억회 정도로 똑같다. 숨 한번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심장은 4번 박동한다. 포유류라면 예외가 없다. 그러니까 개와 고양이 일찍 보내는 게 가슴 아파 못 키우겠다 할 필요 없다. 그들의 심장도 당신처럼 20억회 뛴다. 왜 이런 법칙이 생겼을까. 저자는 덩치, 아니 과학적 용어로는 진화와 표면적의 상관 관계 문제로 흥미로운 이야기 보따리들을 풀어낸다. 저자는 이 재미있는 얘기가 단지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이유’로 과학 교과서에 배제되고 있다는 점을 안타까워한다. 모르니까 모르겠다 하는 건, 과학의 특장점인데 말이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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