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FC서울의 박주영./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2년 동안 아무것도 나아진 것 없는 FC서울이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그 동안 ‘말 조심’하던 박주영(33ㆍFC서울)이 모처럼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 14일 울산 현대와 K리그1 경기에서 0-1로 패한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기분이 좋지 않다. FC서울이 경기에서 패하면 화가 나고, 힘을 보태지 못해서 화가 난다. 비 맞으며 응원한 팬들에게도 미안하고, TV로 지켜본 팬들에게도 미안합니다”라며 이 같이 적었다.
박주영은 언론 인터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선수들 중 한 명이었다. 그런 그가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는 공간에 대놓고 소속팀을 저격한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2005년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프로 첫 발을 내디딘 그는 2008년까지 팀의 간판 선수로 활약했으며 유럽과 중동 리그를 거친 뒤 2015년 다시 복귀했다. 30대 중반이 다된 그는 팀의 정신적 지주나 다름없는 존재다. 박주영의 저격은 그만큼 FC서울의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선 황선홍(50) 감독과 선수단과의 불화설도 제기한다. 박주영이 SNS 글에서 언급한 ‘2년’은 황 감독의 재임 기간과 거의 일치한다. 황 감독은 2016년 6월 최용수(45) 감독의 후임으로 팀 지휘봉을 들었다. 박주영의 글에 대해 황 감독은 19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K리그1 대구FC전 미디어데이에서 "개인적인 의견이다. 나쁘지 않다. 개인적인 소통은 환영한다. 단, 메시지가 팀에 힘이 됐으면 한다. 전혀 문제될 건 없다”고 넘겼지만, 팬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FC서울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데얀(37)을 수원 삼성으로 떠나 보내며 팬들의 날 선 비판을 받았다. 데얀의 부재는 곧 팀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서울은 1승3무3패 승점 6으로 리그 12개 구단 가운데 10위에 머물고 있다.
전력이 떨어지면서 관중도 줄어들었다. FC서울은 대표적인 인기 구단이었지만, 요즘 홈 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가보면 그러한 말들이 무색하다. 지난 11일 포항스틸러스와 경기가 열렸던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관중석이 텅텅 빈 모습이었다. 6만6,704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의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공허함이 가득했다. 현장에서 만난 FC서울 관계자는 ‘관중이 지나치게 적다’는 말에 “시즌 개막 후 팀 성적이 좋지 않아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FC서울의 몰락은 슈퍼매치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앞서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통산 84번째 슈퍼매치에는 고작 1만3,122명의 관중만 입장했다. 리그와 대한축구협회(FA)컵 등 통틀어 슈퍼매치 사상 역대 최소 관중이었다. 이전까진 2004년 8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우젠컵에서 나온 1만4,823명이 최소 관중 기록이었다. 슈퍼매치는커녕 흔한 리그 빅매치 관중 수에도 미치지 못했다.
FC서울(5득점)은 21일 11위(승점 6ㆍ4득점) 대구FC와 맞붙는다. 12위(1승2무4패ㆍ승점 5) 전남 드래곤즈도 강원FC와 경기가 있어 사실상 이날은 최하위 탈출 경쟁이 벌어진다. 서울이 지고 전남이 승리할 경우 서울은 ‘꼴찌’라는 치욕적인 수모도 겪을 수 있다.
황 감독은 "팀이 끝난 게 아니다. 반등할 수 있다"면서 "선수들이 부담감을 떨쳐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은 능력이 있다. 대구FC전에선 문전에서 과감하게 공격을 시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이슈+] 임수정·이유영이 말했다..미투 운동 후 달라질 영화계
맨유 감독 눈 밖에 난 포그바, 동갑내기 브라질리언으로 대체되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