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섭 조달청장은 내외부를 가리지 않는 광폭 소통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7월 취임하며 소통을 강조한 그는 직원들과 공식ㆍ비공식적 접촉을 늘리고 고객인 기업인들을 찾아 판로 확대, 일자리 창출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소통 방식도 간담회나 워크숍 등 대면 접촉은 물론 인터넷 게시판을 통한 온라인 소통 등 다양하다. 그의 이런 행보는 취임 후 조직이 개방적이긴 하지만 지방 근무자가 많고 신규ㆍ전입직원 증가 등으로 소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근무시간에 청장실 문을 열어놓고 있다. 문을 열어놓는다고 직원들이 대화를 위해 바로 찾는 것은 아니지만 열려 있는 문을 통해 직원들에게 소통 의지를 보여주려는 상징적 조치이다.
그는 실명으로 운영하던 사내 게시판을 익명으로 전환하고, 작성자 등의 개인정보 노출을 차단했다. 직급, 나이, 성별 등을 넘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려면 작성자의 신분을 철저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그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불필요한 일 버리기, 업무환경 개선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잇따르고 다른 직원들의 고충과 입장을 이해하는 계기도 되었다.
그는 지난달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 외부 고객과 소통창구로 ‘조달통’을 개통했다. 조달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조달고객들이 자유롭게 제도 개선 등을 공개 제안하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쌍방향 소통 창구다. 조달통 역시 사용자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기업이나 기관으로만 표시, 익명에 기반한 자유로운 글쓰기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보다 나은 결론을 이끌어 내도록 이용자 상호간에도 댓글이나 추천기능을 통해 의사 표시가 가능하도록 했다. 조달통은 고객이 심야시간에도 댓글을 올릴 수 있어 24시간 상시 토론이 가능하다.
박 청장은 올들어 지방현장 방문 및 테마형 업체간담회 등을 통해 조달기업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히 우수 중소기업을 방문하는 형태가 아니라 각 지역별 특화산업이나 창업ㆍ벤처기업의 혁신과 관련된 테마형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조달업무에 반영해 나간다는 의지다. 기업인을 만나기 전에 지방청을 방문해 직원들과 내부 소통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박 청장은 “소통은 어느 한쪽이 아닌 양방향에서 이루어질 때 의미를 갖는다”며 “조달청과 고객간 온라인 소통도 현장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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