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부대전청사 20년] 중앙부처 품고 지방분권 상징 ‘우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부대전청사 20년] 중앙부처 품고 지방분권 상징 ‘우뚝’

입력
2018.04.18 23:26
0 0

1998년 7개 차관청으로 시작

현재 중기부 등 13개 기관으로 확대

공무원들 대전시민으로 뿌리 내려

일대는 주거ㆍ상업 밀집한 신도심으로

정부대전청사 이전 20년을 맞은 대전 서구 둔산동 일대는 황량함을 벗고 곳곳에 고층빌딩이 들어서며 대전 신도시 중심으로 발전했다. 이전 초창기 밤에도 청사를 환하게 밝히며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은 지역민들에게 신선한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사진은 대전시청에서 바라본 정부대전청사. 대전시 제공
정부대전청사 이전 20년을 맞은 대전 서구 둔산동 일대는 황량함을 벗고 곳곳에 고층빌딩이 들어서며 대전 신도시 중심으로 발전했다. 이전 초창기 밤에도 청사를 환하게 밝히며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은 지역민들에게 신선한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사진은 대전시청에서 바라본 정부대전청사. 대전시 제공

정부기관의 지방 이전 시발점이자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단초로 평가되는 정부대전청사가 올해로 개청 20년을 맞았다. 강산이 두 번 변할 정도의 시간이 지나며 초창기 황량했던 청사 주변은 숲이 우거지고 일대 주거ㆍ상업 등 기능이 밀집한 대전 신도심의 중심가로 부상했다.

정부대전청사 건립은 1990년 수도권 인구 분산과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루고, 청 단위 행정기관의 집중화를 통한 대민 서비스 제공 향상과 행정 효율성 증대 등을 목표로 추진됐다. 군부대를 이전하고 개발한 둔산신도시에서 1993년 착공, 4년 3개월만인 1997년말 20층 높이의 4개 동이 완공됐다.

청사는 1998년 7개 차관청(관세, 조달, 병무, 산림, 특허, 중기, 철도)과 2개 1급 기관(통계청, 문화재관리국) 등 9개 외청기관, 정부기록보존소, 청사관리소가 입주했다. 1998년 7월25일 통계청을 시작으로 8월 26일 관세청까지 11개 기관이 차례차례 둥지를 틀었다. 서울에 있던 외청의 첫 지방 이전 사례로 주목받았지만 한편으론 국세청, 검찰청, 경찰청 등이 빠지며 ‘힘 없는 기관’만 이전했다는 자조론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대전청사는 개청 20년이라는 세월만큼이나 그동안 입주기관 측면에서도 큰 변화를 겪었다. 문화재관리국이 2004년 문화재청으로, 통계청이 2005년 7월 차관청으로 승격했다. 2급 청이던 정부기록보존소는 2004년 5월 국가기록원으로 이름을 바꿔 1급 기관으로 높아졌다. 철도청은 2005년 정부기관에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 전환한 뒤 4년 더 정부청사에 머물다 2009년 대전역 인근 철도타운으로 이전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 승격이 거론되던 중소기업청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7월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돼 새롭게 출발했다.

현재 대전정부청사는 입주 초창기 청 단위 기관 중심에서 감사원사무소 등 정부소속기관이 들어서면서 1부 7청 5개 소속기관이 혼재돼 있다. 입주 당시 4,047명이던 공무원은 현재 4,723명으로 늘었다. 특허청의 경우, 1998년 898명에서 올해 1,625명으로 81%가 늘었다. 반면 조달청은 입주 당시 558명에서 463명으로 정원이 감소했다. 업무 영역은 넓어졌지만 온라인 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의 개통으로 업무가 전산화하며 효율성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전세종연구원이 정부대전청사 이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대전 생활만족도는 무척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출ㆍ퇴근 시간이 줄면서 확보한 여유, 저렴한 주택가격, 쾌적한 생활환경 등을 만족의 이유로 꼽았다. 그래서인지 배우자 직장이나 자녀 교육문제 등을 안고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상당수 공무원이 주거지를 옮겨 완전한 ‘대전시민’이 되었다.

하지만 이전 후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것은 잦은 서울 출장에 따른 불편이다. 정부기관의 각종 회의 참석에다 대면보고 선호 풍토가 여전해 간부들의 출장이 잦다. 특히 국회가 열리거나 예산국회 회기에는 국ㆍ과장 태반이 자리를 비워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할 정도다. 이 같은 현실은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도 같은 처지다. 서울에서 열리는 1~2시간 회의 참석을 위해 왕복 3~4시간을 길에서 보내며 ‘길과장’ ‘길국장’이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은 불편에도 불구하고 대전청사 공무원들은 정부 및 산하기관 이전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이다. 정부기관의 지방 이전이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임병호 대전세종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정부대전청사 이전의 가장 큰 잇점은 공무원 대부분이 이주해 대전시민이 되면서 지역 이해도가 높아지고 살기 좋은 고장이라고 홍보를 하는 점”이라며 “세종시도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시간이 갈수록 공무원들의 이주가 늘고 도시도 점차 안정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