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 바람 속에 보기 드문 ‘명품 투수전’이 야구팬을 사로잡았다. NC 정수민(28)과 넥센 최원태(21)는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숨 막히는 호투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NC의 1-0 승리로 끝났지만 두 투수는 우세를 점치기 어려웠다. 경기는 올 시즌 최단 시간인 2시간 15분 만에 끝났다. “오늘은 양쪽에서 점수가 좀 날 것”이라며 타격전을 예상했던 김경문 NC 감독마저 머쓱해지는 깜짝 투수전이었다.
프로 3년차 정수민은 8이닝 동안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선발승은 2016년 6월 7일 마산 넥센전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1회를 삼자범퇴로 요리하며 가볍게 출발한 정수민은 2회 넥센 선두타자 마이클 초이스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지만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고 3회와 4회, 5회 2사까지 깔끔하게 막았다. 5회 2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1ㆍ2루 위기에 몰렸지만 박동원을 포수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6회와 7회도 각 3명으로 간단히 막았다. 타선이 8회초 팽팽하던 0의 균형을 깬 뒤 8회까지 책임지며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최원태의 투구는 더 눈부셨다. 무려 8회 1사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피칭으로 고척스카이돔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8회 1사 후 NC 최준석에게 우측 담장을 때리는 첫 안타를 내준 뒤 모창민에게도 중전안타를 맞았고, 극도의 집중도가 떨어진 탓인지 노진혁에게 스퀴즈 번트를 허용해 통한의 결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9이닝 동안 2피안타 8탈삼진 1실점의 역투였지만 결과는 완투패였다.
한편 SK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은 올 시즌 가장 먼저 10홈런 고지를 밟았다. 로맥은 수원 KT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 4-0으로 앞선 4회초 2사 1루에서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볼 카운트 1볼에서 상대 좌완 선발 박세진의 2구째 직구(130㎞)를 잡아당겨 장외로 타구를 날려 보냈다. 로맥은 20경기 만에 10홈런을 달성했는데, 이는 역대 최소 경기 공동 3위에 해당하는 빠른 페이스다. SK는 8-3으로 이겨 5연승을 달렸다.
잠실에서는 끈질긴 추격과 타선 집중력으로 7회 경기를 뒤집은 두산이 한화에 5-4로 역전승했다. 두산은 선발 유재유가 손가락 물집으로 2회를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곽빈과 박치국 등 ‘영건 불펜’이 한화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으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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