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를 상대로 한 성희롱 논란이 불거졌던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재무성 사무차관이 18일 결국 사퇴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郎) 재무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후쿠다 차관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사실상 경질 사실을 밝혔다. 후쿠다 차관은 여기자들과 저녁 식사 도중 성희롱을 했다는 슈칸신조(週刊新潮) 보도가 나온 뒤 줄곧 해당 의혹을 부인해 왔다. 슈칸신조는 이에 “가슴을 만져도 되냐”, “키스해도 되냐”, “손을 묶어도 되냐” 등 후쿠다 차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음성 파일을 공개했고, 후쿠다 차관은 “내 목소리인지 잘 모르겠다”, “그런 이상한 대화를 나눈 기억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또 16일 재무성 자체조사에서 “여기자들 상대로 성희롱에 해당하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며 “주간지 보도는 사실과 다른 명예훼손에 해당한다.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맞섰다.
아소 장관도 이에 “후쿠다 차관에게는 인권이 없느냐”, “(피해 당사자가) 신고를 위해 나서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며 후쿠다 차관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부추겼다. 이에 ‘2차 피해’를 유발하는 발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아소 부총리와 재무성의 태도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특히 재무성은 모리토모(森友)학원 국유지 헐값 매각 의혹과 관련한 문서조작 파문으로 논란이 된 데 이어 후쿠다 차관까지 경질되면서 관리 책임자인 아소 장관을 겨냥한 야당의 사퇴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2인자인 아소 장관이 사퇴할 경우 지지율 급락을 겪고 있는 아베 정권이 더욱 벼랑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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