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영유아 조제분유 수출이 13개월 만에 반등했다. 지난해 12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분유업계도 판로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산 조제분유 수출액은 742만9,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1.0% 늘었다. 조제분유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증가로 돌아선 건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분유 수출 회복을 이끈 건 국내 최대 분유 수출시장인 중국에서의 실적 호조다. 지난달 중국으로 수출된 조제분유는 529만3,000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139.4%나 늘었다.
대중 분유 수출액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 연속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69.7%, 2월 -59.5% 등 수출 감소폭이 컸다. 지난해 3월 중국 정부가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방한 금지령’을 내린 이후 현지 도매상들이 한국산 분유 취급을 꺼린 것이 주요인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방한해 단체관광 정상화를 언급하는 등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는 신호가 흘러나오면서 중국 분유 시장에서도 한국산 기피 현상이 누그러지는 분위기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중국 당국이 올해 1월부터 시행한 영유아 조제분유 등록관리법도 국내 업계 입장에선 호재다. 중국에 분유를 수출하려는 회사는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에 제조공장을 등록해야 하고, 등록된 공장당 최대 3종의 브랜드만 수출할 수 있다. 중국 분유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셈이지만, 품질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국내산 분유 입장에선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이다. 한정륜 남양유업 홍보과장은 “경쟁사 분유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규정이기 때문에 고품질을 인정 받은 국산 분유 수출이 늘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