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 군단’이 맞붙은 화력 대결은 SK의 완승으로 끝났다.
SK는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원정경기에서 1회초 노수광의 리드오프 홈런을 시작으로 5회초 제이미 로맥의 2점포, 7회초 김동엽의 솔로포, 8회초 로맥의 솔로포를 묶어 9-5로 이겼다. 이날 네 방을 몰아쳐 팀 홈런 37개를 기록한 SK는 침묵을 지킨 KT(34개)를 제치고 부문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또 이번 시즌 한 경기에서 2개 이상의 홈런을 칠 때 100% 승률을 이어갔다.
지난해 팀 홈런 234개로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운 SK는 올해 다시 한번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경기당 1.95개의 대포를 쏘아 올린 페이스를 감안할 때 산술적으로 남은 125경기에서 243개를 추가할 수 있다.
올 시즌 SK 타선은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곳이 없다. 이날도 톱타자 노수광이 KT 선발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시즌 첫 번째이자 개인 두 번째 1회초 선두타자 홈런으로 포문을 열었다. 3-3으로 맞선 5회초 무사 1루에선 4번 로맥이 니퍼트의 가운데 몰린 시속 115㎞ 커브를 걷어 올려 장외 2점 아치를 그렸다. 비거리는 130m. 또 팀이 6-4로 앞선 7회초에는 김동엽이 상대 좌완 불펜 심재민에게 좌월 1점포를 뽑아냈다.
로맥은 7-5로 리드한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재윤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시속 150㎞ 직구를 받아 쳐 다시 한번 비거리 130m 1점 홈런을 추가했다. 시즌 8, 9호 대포를 신고한 로맥은 이날 연타석 홈런을 친 제러드 호잉(한화)을 밀어내고 부문 단독 1위에 올랐다.
경기 후 로맥은 “시즌 초반일 뿐이며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어 (홈런 선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단지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니퍼트에게 홈런을 친 상황에 대해선 “작년에 니퍼트를 만났을 때 안타를 한 개도 못 쳤고, 이날도 첫 두 타석에서 결과가 안 좋았는데 세 번째 타석에서 실투성 볼이 들어와 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로맥은 “KBO리그 2년차라서 상대 팀이 내 약점을 파악해 파고 들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나도 상대 팀을 알고 대비하기 때문에 계속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시원한 손맛을 보지 못한 KT는 세밀함도 부족했다. 1회말 2사 만루에서 박경수가 적시타를 칠 때 3루 주자와 2루 주자가 먼저 홈을 밟았고, 뒤를 따르던 1루 주자 황재균은 3루에서 협살에 걸려 아웃 됐다. 2루를 돌 때 상대 유격수와 부딪쳐 주루 방해로 3루까지 안전 진루권을 얻을 수 있는데, 공이 홈에 도달한 상태에서 3루 베이스를 지나쳐 어처구니 없이 태그아웃 됐다. 6회말에도 2루 주자 이해창이 오태곤의 내야 땅볼 때 3루에서 멈추지 않아 3루수에게 태그 아웃 당했다. 두 차례의 주루사는 KT에 뼈아팠다.
수원=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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