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휴가와 별도로 6월부터
일본 최대 광고회사인 덴쓰(電通)가 매달 1회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한다. 2015년 도쿄(東京)대학을 졸업한 여성 신입사원이 장시간 초과근로 등에 의한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자살한 사건을 계기로 진행 중인 근로방식 개혁의 일환에 따른 시도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17일 덴쓰가 유급휴가와 별도로 6월부터 12월까지 매달 1회 모든 사원이 일제히 쉬는 ‘인푸트 홀리데이’ 도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근무시간을 축소해 휴일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컨디션을 회복하고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을 확보함으로써 업무 능률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내년에도 이 제도를 유지할지 여부는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판단할 예정이다.
덴쓰는 금요일이나 수요일을 휴일로 지정해 주말을 포함해 사흘 연속 쉬거나 주중 한가운데 징검다리 휴일을 만들었다. 덴쓰는 본사 소속 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뒤 그룹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6~8월의 경우는 이미 휴일을 지정해 거래처에 통지했으며, 불가피하게 출근해야 하는 사원에게는 당월 대체휴가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직원들이 출근해 개인용 컴퓨터를 가동시키면 마음의 상태나 인간관계 등 10개 항목 질문 중 무작위로 선정된 1개 질문에 답변하는 시스템도 7월부터 도입한다. 심리학을 활용해 종업원들의 답변을 축적,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직원들이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또 관리자들이 직원들의 심신상태를 항상 파악해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싹을 조기에 잘라내는 방안도 예정돼 있다.
일본에서 덴쓰 신입사원 자살사건은 큰 충격이었다. 덴쓰가 일본 청년들이 입사하고픈 1위 기업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해당 신입사원은 실제 초과 근무시간이 월 100시간을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후생노동성은 지난해 연장근무 상한선을 월 100시간에서 80시간으로 낮췄고, 올해에는 장시간 노동을 감시하는 특별팀의 인원과 예산을 늘리는 등 위법적 연장근무를 규제에 나선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2016년 기준 1인당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1,713시간으로 회원국 35개국 중 18위다. 한국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2,069시간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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