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의 화두… 각 팀 장타력 갖춘 선수 배치
‘2번 타자’의 위상이 달라졌다. 올 시즌 KBO 리그에선 각 팀의 대표 타자들이 줄줄이 2번 타순에 배치돼 높은 화력을 폭발시키며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과거 각 구단은 출루율이 높고 발이 빠른 선수를 1번, 타점과 장타율이 좋은 선수를 클린업 트리오(3~5번)에 배치했다. 반면, 2번 순번에는 희생 번트나 치고 달리기, 주루 플레이 등 작전 수행 능력이 높은 선수를 배치했다.
하지만 올 시즌 2번 타자들은 예전 ‘야구 교과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15일 현재 각 팀의 2번 타자 OPS(출루율+장타율)는 0.814로, 리그 평균(0.782)을 훨씬 웃돈다. 과거 ‘연결 고리’ 정도의 역할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LG 류중일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현수를 3번째 게임부터 2번 타순에 고정시켰다. 류중일 감독은 “번트 잘 대는 선수보다는 생산력 있는 타자가 2번에 적격”이라고 말할 정도로 ‘강한 2번 타자’를 강조하는 감독으로 꼽힌다. 또 손아섭(롯데)과 로저 버나디나(KIA) 등 ‘클린업’ 타순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굵직굵직한 스타급 선수들이 2번 타순에 배치됐고, 특급 신인 강백호도 시즌 초반부터 일찌감치 2번에 자리 잡고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김진욱 KT감독은 “멜 로하스-윤석민-유한준-황재균 등 후속 타자들이 장타력을 갖고 있어, 상대 투수들이 2번 강백호에 정면 승부를 해야 한다”면서 “강백호로서는 자기 타격을 할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두산 2번 타자로 확실하게 자리 잡은 최주환의 경우, 시즌 타율이 0.284인데다 타점이 무려 20점(3위)에 달한다. 이달 초에는 3게임 연속 결승타를 치며 결승타 부문 리그 2위에 오르는 등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최주환을 지명타자로까지 활용하며 2번 타순에 넣고 있다. 한화도 이달부터 장타력을 갖춘 양성우(0.364)를 2번에 고정하면서 성적이 부쩍 오르고 있다.
반면, 넥센은 팀의 확실한 2번 타자 서건창이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외국인 마이클 초이스가 2, 3번을 오가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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