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1ㆍLA 다저스)은 한때 닥터 K’로 불렸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앞세워 KBO리그 한화 시절 한 경기 17 탈삼진, 최연소 1,000 탈삼진, 4차례 탈삼진왕 등을 달성했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도 12 탈삼진 경기를 한 적 있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 이후 좀처럼 볼 수 없던 류현진의 삼진 본능이 꿈틀댔다.
류현진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6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아내며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탈삼진 9개는 지난 11일 오클랜드전(8개)을 넘는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다. 올 시즌 3경기에서 15⅔이닝을 던지며 삼진 19개를 잡아내 9이닝당 탈삼진이 무려 10.9개에 달한다. 시즌 초반이지만 두 시즌 연속 14승을 수확한 2013년(7.2개)과 2014년(8.2개), 재기에 성공한 지난해(8.2개)를 웃도는 페이스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인터넷 매체 SB네이션은 "류현진은 강력한 6이닝을 이끌면서 예전의 자기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시즌 첫 피홈런 한 개를 기록한 것 외엔 산발 3피안타 2실점으로 막고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안정적인 투구도 이어갔다. 류현진은 6-2로 앞선 7회말 토니 싱그라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다저스는 9회초 야스마니 그란달의 쐐기 만루홈런을 보태 10-3으로 크게 이겼다.
직구 최고 시속은 91.8마일(약 148㎞)에 머물렀지만 류현진은 좌우 스트라이크존을 찌르는 특유의 칼날 제구를 앞세워 많은 삼진을 잡았다. 펫코파크에서도 통산 4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38로 강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류현진의 연속 호투는 선발진이 부진한 다저스 마운드에 희망을 주었다. 평균자책점도 2.79에서 2.87로 낮췄는데 이는 선발진 가운데 3위다.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2회말 샌디에이고 5번 크리스티안 비야누에바에게 커터를 던지다 가운데로 몰리는 바람에 좌월 역전 2점 홈런을 맞았다. 그러나 평정심을 잃지 않고 후속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다. 타선 지원으로 6-2로 다시 앞섰고 6회까지 고비마다 삼진을 추가하며 호투를 이어갔다. 류현진은 타석에서는 3차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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