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국가대표팀이 기뻐하고 있다./사진=KF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한국 여자축구가 사상 첫 2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지만, 과정은 험난함의 연속이었다.
윤덕여(57)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국가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암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5ㆍ6위 결정전에서 필리핀에 5-0 대승을 거뒀다. 장슬기(24ㆍ인천 현대제철)와 이민아(27ㆍ고베 아이낙), 임선주(28ㆍ인천 현대제철)가 첫 세 골을 책임졌으며 조소현(30ㆍ아발드스네스)이 마지막 2골을 집어 넣었다. 윤덕여호는 지난 4경기에서 무실점하며 5위를 기록했고, 이번 대회 걸려 있는 5장의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 월드컵 티켓 중 마지막 1장을 획득했다.
한국 여자축구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2003년 미국 월드컵, 2015년 캐나다 월드컵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2015년 대회 때 역대 첫 본선 승리와 16강행을 이끌었던 윤 감독은 사상 첫 2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이라는 목표에도 도달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한국은 프랑스 여자 월드컵 1차 예선이었던 2018 여자 아시안컵 예선 조추첨에서 아시아 최강팀 북한과 한 조에 편성되는 불운을 겪었다. 북한과 경기 전까지 역대 전적에서 1승2무14패로 절대 열세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장소도 평양이었던 터라 어깨가 무거웠다. 하지만 대표팀은 1-1 무승부를 기록, 북한을 골 득실 차로 제치고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하는 '평양의 기적'을 쏘아 올렸다.
이번 본선에서도 대진운은 최악이었다. 본선 조 편성에서 FIFA랭킹 6위인 호주, ‘디펜딩 챔피언’ 일본(11위)과 같은 조에 속했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대표팀은 호주와의 1차전, 일본과의 2차전에서 무실점하며 득점 없이 비기더니 베트남(35위)과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선 4-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같은 시간 열린 호주와 일본의 경기에서 0-1로 끌려가던 호주가 후반 41분 극적인 동점 골을 뽑아내며 한국은 졸지에 조 3위로 밀렸다.
대표팀은 5ㆍ6위 결정전에서 필리핀(72위)과 월드컵행 마지막 티켓을 놓고 다퉈야 했고, 결국 완승하며 힘들었던 여정을 좋게 마무리했다.
차상엽(43) JTBC3 FOX 스포츠 축구해설위원은 17일 본지와 통화에서 “호주전에서 무실점한 것은 인정해줘야 할 부분이다. 모든 경기에서 실점을 하지 않았고 이길 경기는 확실히 이겼다”며 “공격에선 이민아가 잘했다. 남자 축구국가대표팀의 이재성(26ㆍ전북 현대)을 보는 것 같았다. 기량이 상당히 발전했다”고 이번 대회를 총평했다.
이민아와 조소현은 아시안컵 본선에서 대표팀 최다인 3골씩을 터뜨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윤 감독은 "지난 4경기에서 모두 무실점했다"며 "강팀과 경기에서 물러서지 않는 법을 배웠다"고 대회에서 수확한 점을 짚었다.
물론 차상엽 위원은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집중 수비를 받아서이기도 했지만, 지소연의 활약이 미미했다. 몸이 무거워 보였다”며 “대표팀은 선수 기용과 공격 전술면에서 다양화를 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베트남전, 필리핀전은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돼 새로운 선수들을 투입해도 됐지만, 그러지 않은 게 좀 아쉬웠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표팀 선수들이 1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소속팀 리그 경기 준비에 들어간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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