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슝안ㆍ하이난 개발, 시진핑 장기집권 정당화 수단 되나

입력
2018.04.16 17:2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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슝안신구 2022년 되어야 완공

3연임 결정 20차 당대회와 겹쳐

중국 하이난성의 성도인 하이커우시의 전경. 바이두
중국 하이난성의 성도인 하이커우시의 전경. 바이두

중국 베이징(北京) 인근에 건설중인 슝안(雄安)신구는 제4차 산업혁명을 염두에 둔 미래도시다. 최근 확정된 하이난(海南) 자유무역항 개발 계획은 개혁ㆍ개방의 또 다른 상징이 될 전망이다. 하나같이 중장기 국가 발전 전략을 담은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를 두고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정당화하는 명분이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허베이(河北)성 바오딩(保定)시 교외에 최대면적 2,000㎢, 최대인구 250만명 규모로 건설중인 슝안신구에는 ‘시진핑(習近平)의 도시’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중국 정부는 녹색ㆍ스마트ㆍ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 집약된 최첨단 미래도시를 기획한 인물을 시 주석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2월 슝안신구 부지를 직접 시찰하기도 했다. 국무원은 지난해 4월 슝안신구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선전(深圳) 경제특구와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신구에 이은 세 번째 국가급 경제특구라며 ‘천년대계의 국가대사’로 규정했다. 슝안신구가 시 주석 집권기의 성패를 가늠할 핵심과제라고 선언한 셈이다.

지난 15일 발표된 하이난 자유무역항 개발 계획에는 개혁ㆍ개방에 대한 시 주석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돼 있다. 시 주석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와중에 “하이난을 자유무역실험구로 공식 지정하고 단계적으로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으로 만들겠다”면서 “자유무역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개방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대만과 비슷한 3만5,400㎢ 규모의 하이난성 전체를 상품ㆍ인력ㆍ자본의 이동과 투자의 자유가 보장되는 무역ㆍ금융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건 이전과는 다른 ‘시진핑 신시대의 개혁ㆍ개방 모델’을 정립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들 두 사안 모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중장기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슝안신구의 경우 대략 윤곽이 2020년부터 드러나지만 핵심구역인 중심상업지구(CBD)는 2022년 상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그 해 가을에는 시 주석의 3연임 여부가 확정될 제20차 중국 공산당대회가 열린다. 글로벌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달아오를 수 있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역시 2025년까지 기본적인 체계를 구축하고 2035년까지 최고 수준의 사업환경을 조성하기로 돼 있다. 개혁ㆍ개방의 설계자인 덩샤오핑(鄧小平)조차도 실패한 하이난 경제특구 개발을 성공시키려면 시 주석을 중심으로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수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마오쩌둥(毛澤東)에 버금가는 종신 절대권력을 획득한 시 주석으로서는 덩샤오핑을 넘어서는 경제적 성과를 통해 자신의 장기집권을 정당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슝안신구와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4차 산업혁명과 개혁ㆍ개방이라는 명분을 앞세울 수 있는 최적의 중장기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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