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물벼락 관련 목격자 조사
조씨 귀국… 직원들에 사과 이메일
도피성 해외 휴가로 비판여론의 불꽃에 기름을 부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35ㆍ사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가 15일 새벽 귀국했다. 조 전무는 “물을 뿌리진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이 목격자 조사를 진행 중이고, 다른 ‘갑질’ 사례에 대한 제보가 잇따르고 있어 거취에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전무는 베트남 다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KE464편을 타고 이날 오전 5시 26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조 전무는 취재진에게 “제가 어리석었다. 죄송하다”면서도 “물을 뿌리진 않았고 밀치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갑질 논란이 일자 12일 휴가를 내고 출국했던 조 전무는 다음 주 귀국 예정이었지만, 파문이 확산되자 이날 귀국했다.
조 전무는 지난달 16일 광고 관련 회의를 진행하며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고성을 지르고 물컵을 던진 것이 드러나 갑질 논란이 일었고, 이후 조 전무가 막말과 고함을 일삼았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내사 중인 경찰은 이날 현장 상황을 목격한 대한항공 직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진술을 들었다. 경찰은 사실관계를 파악해 조 전무에게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할지, 폭행 혐의를 적용할지 정할 방침이다.
조 전무는 이날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사과의 이메일을 보냈으며 변호사를 선임해 경찰 수사에 대응하고 나섰다. 조 전무는 이메일을 통해 “업무에 대한 열정에 집중하다 보니 경솔한 언행과 행동을 자제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많은 분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리게 됐다”며 “이번 일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며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며 어떠한 사회적인 비난도 달게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전무의 변호를 맡은 임상혁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조 전무가 해외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일이 발생해 당황했다”며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귀국했으며 법적인 책임을 질 부분이 있다면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조 전무가 조만간 공개 사과와 함께 ‘땅콩 회항’ 사건 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처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언니처럼 대한항공 이미지에 막대한 손상을 준 이상 당분간 경영 활동이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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