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중계 선입견 깬 U+ 앱 개발자들
프로야구 한 경기에는 보통 중계방송사 카메라 16대가 설치된다. 카메라들은 내ㆍ외야의 전 선수를 샅샅이 포착하지만 야구팬들이 TV로 볼 수 있는 영상은 주로 타자와 투수 중심이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24일 프로야구 개막일에 맞춰 전면 개편한 ‘U+프로야구’는 이런 방송 중계의 오랜 선입견을 부쉈다.
U+프로야구 앱의 ‘포지션별 보기’는 홈ㆍ외야ㆍ3루ㆍ1루에서의 영상을 동시에 제공한다. 공이 외야로 날아갈 때 1루수나 3루수는 어떻게 움직이는지 야구장에 가지 않고도 볼 수 있다.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하는 LG유플러스 ‘야구광팬’들의 절심함에서 탄생한 세계 최초의 모바일 서비스다.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내 LG유플러스 사옥에서는 U+프로야구 서비스 담당자들이 전날 U+프로야구 서비스에 대해 평가하고 있었다. 열띤 토론에 참여한 김혁규(43) 미디어모바일 서비스개발팀 책임과 마케팅전략팀 감동빈(35) 선임, 비디오서비스2팀 정서현(28) 사원은 2016년 가을 꾸려진 사내 프로야구 태스크포스(TF)에 자원해 3년째 야구 서비스에만 매달리고 있는 자칭타칭 ‘야구광’들이다.
김 책임은 “한국야구위원회(KBO) 팬”이라고 말했다. 국내 프로야구 10개 구단 전체 경기를 모두 챙겨 보고 분석까지 한다는 의미다. 김 책임은 “개발자는 기획자가 제시한 기능을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수동적 입장이지만, 이번에는 야구팬 입장에서 내가 아이디어를 냈고 앱에도 충분히 반영했다”며 “포지션별 영상은 방송사 데이터를 연계하고 동기화(싱크) 작업이 까다로워 매일 프로야구가 시작하는 시간만 되면 가슴을 졸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위 ‘LG인’들이라서 모두 LG트윈스 팬은 아니다. 광주가 고향인 정 사원은 골수 기아타이거즈팬이다. 그는 “여자친구를 야구팬으로 만들기 위해 유니폼까지 선물했다”며 “각각 다른 팀을 응원하는 다양한 개성이 만나 논의하고 토론해 야구팬이 원하는 서비스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방송사가 중계에 사용하지 않는 영상에 새 숨결을 불어넣었지만 이 같은 영상에 대한 계약 선례 등이 없어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니 출시 2일 만에 10만명이 앱을 내려받는 등 야구팬들의 호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아직 공식적으로 누적 다운로드 회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LG유플러스 내부에서는 “절대불변 고객센터 앱을 제외하면 올해 통신사 개별 서비스 앱 중 1위에 오를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현재 U+프로야구는 LG유플러스 고객 중에서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고객만 사용할 수 있다. 다음달 중에는 아이폰용 앱이 앱스토어에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감 선임은 “얼마 전 KBO에서 야구 인기 확산을 위해 전 통신사로 확대를 요청했다”며 “64개 팀으로 치르려 한 U+프로야구 사회인대회에는 연예인 야구단을 포함해 700개 이상 팀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실감 중”이라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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