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원을 상습적으로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연희단거리패 전 예술감독 이윤택(66)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홍종희)는 13일 이씨를 상습강제추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씨는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을 맡고 있던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단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안마해 달라고 강요하거나, 피해자들의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지난달 23일 단원 17명에게 62차례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이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공소시효가 만료되지 않고 상습범 적용이 가능한 2010년 4월 이후 발생한 24건에만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성폭력이 상습적으로 이뤄졌음을 뒷받침하고자 62건 피해 사실을 모두 조사했다.
이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호흡법을 알려주기 위해 바지에 손을 넣었다”거나 “좋은 발성을 하도록 자세를 교정하려 했다” 등 상식 이하 핑계를 늘어놓아 빈축을 샀다. 법원은 영장을 발부하면서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지위, 피해자의 수, 추행의 정도와 방법 및 기간 등에 비추어 범죄가 중대하다. 도망할 염려 등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이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한 연극인 4명의 피해사실을 추가로 조사하는 등 한차례 구속기간을 연장한 끝에 이날 이씨를 재판에 넘겼다. 앞서 서지현 검사의 ‘미투’ 공개 직후인 2월 14일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씨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고, 이어 전ㆍ현직 극단원의 피해 사례가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사회적인 파문을 일으켰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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