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강을 자부했던 NC 불펜이 흔들리고 있다.
NC의 구원 투수 평균자책점은 12일 현재 7.21로 최하위다. 선발 투수들이 책임지는 1~3회 팀 평균자책점은 1.50(1위), 4~6회 4.88(3위)이지만 불펜이 나서는 7~9회 평균자책점은 7.54(10위)로 치솟는다. 지난해 11개에 불과했던 블론세이브는 16경기에서 벌써 5개를 찍었다.
믿었던 뒷문이 무너지며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난 10일 KT전에서 선발 이재학의 호투에도 홈런 2방을 맞아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고, 8일 두산전에선 원종현-김진성-임창민 필승조를 모두 투입하고도 다잡은 경기를 놓쳤다. 특히 이들 세 명은 동반 부진에 빠졌다. 원종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0.13에 달한다. 김진성은 5.87, 마무리 임창민도 6.43으로 부끄러운 성적표를 올렸다.
필승조의 집단 부진은 치명타다. NC가 지난 4년간 꾸준히 ‘가을 야구’를 하며 강팀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던 데는 불펜의 힘이 컸다. NC 구원 투수 평균자책점은 지난해 4.32(2위), 2016년 4.15(1위), 2015년 4.50(1위), 2014년 4.34(2위)로 늘 리그 상위권이었다. 김진성-원종현-임창민이 뒷문을 지키면서 NC는 많은 승수를 쌓았지만 반대급부로 ‘불펜 과부하’를 피할 수 없었다.
김진성과 임창민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쉴 틈 없이 던졌다. 김진성은 4년간 한화 박정진(268경기) 다음으로 가장 많은 255경기에 나갔다. 소화 이닝은 288⅓으로 박정진(277⅓)보다 11이닝을 더 소화했다. 임창민은 227경기(5위)에 출격해 253⅓이닝을 던졌다.
2014년 73경기에 나섰던 원종현은 이듬해 대장암 수술을 받아 통째로 쉰 뒤 2016년부터 다시 필승조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최근 2년간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150⅔이닝을 막았다.
이들 세 명은 단순히 많이 던진 것뿐만 아니라 긴박한 순간 중압감을 받는 상황 속에 등판했다. 그래서 피로도는 다른 구원 투수보다 더욱 쌓일 수밖에 없었다. 김경문 NC 감독은 올해 배재환, 유원상, 정수민 등을 불펜에 넣어 기존 계투진의 피로도를 덜어주려고 했지만 집단 부진을 막지 못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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