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수상 2년 만에
한강(48) 작가가 ‘흰’으로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 인터내셔날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소설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로 이 상을 받은 지 2년만이다.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12일 ‘흰’을 포함한 최종 후보작 6편을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발표했다. 운영위는 “애도와 부활, 인간 영혼의 강인함에 관한 책이다. 삶의 연약함과 아름다움, 기묘함을 탐구한다”고 ‘흰’을 평했다. ‘흰’은 지난달 1차 후보작(13편)에 뽑힌 데 이어 최종 후보로 선정돼 한 작가의 맨부커상 두 번째 수상 기대를 높였다. 맨부커상은 작가가 아닌 작품에 주는 상이어서 한 작가가 두 번 이상 받을 수 있다.
‘흰’(2016∙난다)은 소금, 배내옷, 강보, 쌀, 파도 같은 ‘흰 것’들을 주제로 쓴, 시와 소설 경계의 짧은 글 65편을 엮은 책이다. 영문 제목 ‘The White Book’으로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출간됐다. 한국보다 영국에서 반응이 뜨거웠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작가들에게 추천받아 소개하는 ‘2017 올해의 책’에 꼽히기도 했다. ‘채식주의자’를 번역해 2년 전 한 작가와 맨부커상을 함께 받은 데버러 스미스(31) 번역가가 번역했다.
맨부커상 최종 수상작은 5월 22일 공개된다. 수상 작가와 번역가는 상금 5만파운드(약 7,412만원)를 나눠 받는다. 한 작가는 이달 5일 맨부커상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흰’은 궁극적으로 소설인 동시에 픽션, 에세이, 시의 경계에 놓여 있어 분류에 저항하는 책”이라며 “이렇게 실험적 형식의 책이 후보작에 포함된 것을 보는 것은 좋은 의미에서 놀랍다”고 말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린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맨부커상 본상이 영어권 작가에 한정돼 있다는 점을 보완하려 2005년 신설됐다. 작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영어로 쓴 작품 혹은 영어로 번역된 작품에 준다. 필립 로스, 앨리스 먼로 등 노벨문학상급 작가들이 수상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