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대구 삼성전을 앞둔 12일 오전 양의지(31)에 대한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의 징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지난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7회말 바뀐 투수 곽빈의 연습 투구 때 공을 잡지 않고 피한 것이 화근이 됐다. 앞선 타석에서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양의지의 고의성이 의심된 장면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양의지를 불러 호되게 질책했지만 두산 구단과 양의지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읍소했다.
징계 결과는 벌금 300만원과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80시간. KBO는 “고의성 여부를 떠나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한 것을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안도의 한숨을 쉰 양의지는 곧바로 이날 경기에서 대체 불가의 기량을 뽐냈다. 5번 포수로 선발 출전한 양의지는 2-1로 앞선 4회초 선두타자로 나가 볼카운트 투 스트라이크-투 볼에서 삼성 선발 백정현을 좌월 솔로홈런으로 두들겼다. 논란과 징계가 일단락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쏘아 올린 시즌 2호 홈런이었다. 양의지는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매서운 방망이를 돌리는 한편, 선발 이용찬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2실점)까지 이끌었다. 공수에서 맹활약한 양의지 덕에 두산은 9-3으로 승리하고 단독 선두(12승3패) 자리를 굳게 지켰다. 결과적으로 양의지가 만약 출장 정지라도 받았다면 두산은 치명적인 전력 손실로 이어질 뻔했다. 양의지의 홈런에 이어 오재일도 시즌 4호 홈런으로 올 시즌 리그 6번째, 팀의 첫 번째 백투백 홈런을 만들어냈다. 이용찬은 벌써 시즌 3승째를 올리며 선발 전환 연착륙에 성공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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