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빈 감독은 비경쟁부문 초청
이창동(64) 감독이 영화 ‘버닝’으로 8년 만에 칸국제영화제(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다.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에 올라 연출 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이 감독은 정권 교체와 동시에 세계 유명 영화제의 초청을 받으며 화려하게 복귀하게 됐다.
제71회 칸영화제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버닝’을 비롯해 영화 18편이 경쟁부문 후보에 올랐다고 밝혔다. ‘버닝’은 개막작인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이란)의 ‘에브리바디 노우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일본)의 ‘숍 리프터’, 스파이크 리 감독(미국)의 ‘블랙 클랜스맨’ 등과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두고 경쟁을 벌인다.
‘버닝’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세 젊은이의 만남과 그들 사이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건을 그린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3년 발표한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각색했다. 스타 배우 유아인과 신예 배우 전종서, 한국계 미국 배우 스티븐 연이 출연한다. 유아인과 전종서는 칸영화제 첫 방문이고, 스티븐 연은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옥자’ 이후 2년 연속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진기록을 갖게 됐다.
이 감독은 칸영화제가 특별히 사랑하는 거장이다. 2007년 영화 ‘밀양’으로 전도연에게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안겼고, 2010년에는 ‘시’로 각본상을 받았다. 2009년 경쟁부문 심사위원, 2011년 비평가주간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시’ 이후 8년 만에 복귀한 이 감독의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이 감독과 함께 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 중 프랑스 영화작가 장 뤼크 고다르(88)의 신작 ‘르 리브르 듀마쥬’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1960년대 ‘뉴벨바그’를 이끌며 세계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던 고다르 감독이 2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윤종빈(39) 감독의 ‘공작’은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초청장을 받았다. 1990년대 중반 한반도를 배경으로 남북 고위층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한 국가안전기획부 스파이의 첩보극을 다룬다. 윤 감독은 2006년 ‘용서받지 못한 자’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이후 두 번째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칸영화제는 내달 8일(현지시간) 뤼미에르극장에서 개막식을 갖고 12일간의 영화 축제에 돌입한다. 폐막 시상식은 19일이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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