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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예술성은 어떻게 성취되나”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시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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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예술성은 어떻게 성취되나”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시니 인터뷰

입력
2018.04.12 16:1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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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메시니

리처드 나일즈 지음ㆍ성재호 옮김

온다프레스 발행ㆍ200쪽ㆍ1만3,000원

재즈음악에서 기타는 별종으로 취급 받았다. “소리 크기 면에서 출력 범위가 무척 제한적이라” 즉흥연주가 어렵기 때문이다. ‘박만식’이라 불리며 한국에도 팬이 적지 않은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시니(64)는 이 어려움을 기술적 혁신과 타고난 성실함으로 극복해 냈다. 그는 전자음악과 어쿠스틱 장르를 조화시키는 실험으로 개성 있는 음악을 선보였다. 지난 50년간 꾸준한 노력으로 예술성과 상업적 성공을 모두 이뤄내며 최고의 음악가로 자리 잡았다.

메시니는 8세 때 형을 따라 트럼펫을 불기 시작했다. 11세 때 동네 농부를 통해 기타를 접한 뒤 하루 12시간씩 연습했다. 15세 때 재즈 연주자들과 정기 공연을 했고, 19세 때 버클리 음대에서 기타를 가르치기에 이른다.

그는 다른 사람의 음악에 기타만 치는 연주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주인공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1975년 첫 앨범 ‘브라이트 사이즈 라이프’를 발매했다. 그 후 팻 메시니 그룹을 결성했고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매해 100회 이상의 공연을 치르며 활동 중이다.

“강박적으로 많은 결실을 추구하는”(베이스 연주자 스티브 로드비) 메시니의 성향은 끊임없이 창조적인 음악을 창출해 냈다. 현실적인 단기 목표를 세워 전력투구했고 10년 단위로 새로운 지식과 혁신에 적응했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 줄무늬 셔츠, 청바지를 즐겨 입는 그는 여전히 청춘이다.

팻 메시니가 1991년 팻 메시니 그룹 콘서트에서 ‘Phase Dance’를 연주하고 있다. 온다프레스 제공
팻 메시니가 1991년 팻 메시니 그룹 콘서트에서 ‘Phase Dance’를 연주하고 있다. 온다프레스 제공

2007년 작곡가 리처드 나일즈는 영국 BBC 3부작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팻 메시니: 브라이트 사이즈 라이프’를 기획했다. 메시니가 출연해 작품의 근간을 이루는 음악적 철학과 재즈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논했다. 책은 이 심층 대담을 토대로 메시니가 음악가로 성장해온 경로를 추적한다. 이를 통해 ‘예술성은 어떻게 성취되는가’에 관한 해답을 찾아간다. 메시니에 관한 수많은 기록 중 그의 인터뷰가 출간되기는 이 책이 처음이다.

비브라폰 연주자 개리 버튼, 피아니스트 라일 메이즈, 드러머 잭 드조넷 등 당대 저명한 음악가들이 본 메시니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본문 중간에 들어간 메시니의 희귀 공연 사진과 음반 목록, 악상을 담은 악보 등이 책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메시니는 젊은 음악가들에게 “본질을 추구하려는 노력을 잊으면 재즈의 전통이 무너진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이야깃거리를 충분히 갖춰야 음악이 풍부해진다는 생각이다. 지금보다 나은 재즈 음악이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해 주길 바라는, 애정 어린 마음이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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