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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의 ‘변호사 압수수색’에 트럼프가 격분한 진짜 이유는?

입력
2018.04.1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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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때 트럼프 곤혹 빠뜨렸던 논란

당시 사과했다가 작년 말 “가짜” 부인

육성 공개땐 치명타… 적극 감췄을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 AP 연합뉴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변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하려 했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음담패설이 녹음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액세스 할리우드’ 테이프 관련 자료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압수수색 사실이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물론, 러시아 스캔들 사건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해임까지 검토할 만큼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그 배경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FBI는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의 뉴욕 맨해튼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FBI 요원들은 해당 장소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한 뒤 ‘액세스 할리우드 테이프’와 관련된 기록들을 요구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또, 지난 대선 기간 중 코헨의 개인 통신 내역을 보여 줄 수 있는 이메일이나 다른 문서들도 확보 대상으로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코헨 변호사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 혼외 정사를 맺었고, 입막음 대가로 대선 국면 때 13만달러를 받았다고 폭로한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본명 스테파니 클리포드)가 자신에게 돈을 건넨 당사자라고 지목한 인물이다.

액세스 할리우드 테이프는 2016년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를 상당히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 해 10월, 워싱턴포스트는 “2005년 연예매체 액세스 할리우드의 녹음파일에는 ‘유명인이면 여성의 성기를 움켜쥐어도 괜찮다’는 트럼프의 발언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고, 트럼프는 ‘라커룸 토크(탈의실에서 남자들끼리 주고받는 시시껄렁한 대화)’일 뿐이라고 얼버무리면서 사과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음담패설 파일은 가짜”라고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문제는 여성에 대한 비하가 가득 차 있는 이 발언이 만약 사실이고, 트럼프 대통령 본인 육성을 통해 생생히 공개될 경우엔 그로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FBI와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헨을 통해서 이와 관련한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감추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심하고 있다. NYT는 “액세스 할리우드 테이프와 관련한 코헨의 역할이 분명치는 않지만, (관련성이 드러날 경우) 이는 트럼프 캠프 내 공식 직함이 없었던 코헨의 비공식적인 역할을 설명해 줄 수 있다”고 풀이했다. 미 CNN 방송도 “수사 당국은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이 액세스 할리우드 테이프의 공개를 막으려 노력했던 흔적, 나아가 트럼프의 다른 부정적 정보들과 관련한 기록이나 통신 내역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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