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0%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금리 인상(연 1.25%→1.50%) 이후 5개월째, 금통위 회의 횟수 기준으로는 세 번 연속(1월, 2월, 4월) 금리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한은의 금리 동결 요인으로는 대외불확실성이 꼽힌다. 무엇보다 주요2개국(G2)이자 우리나라의 양대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에 따라 한국 경제성장 동력인 수출이 위축될 우려가 있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원화가 강세 흐름을 보이는 점도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원화 가치가 더욱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저물가 기조와 가계부채 문제가 금리 인상의 제약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가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통화긴축 속도를 높이면 자칫 경제회복 동력을 꺼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1월 전망했던 1.7%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1,45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역시 금리를 올리면 원리금 상환부담이 높아지며 부실 가구가 속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 금통위 회의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달 초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후 처음 주재한 회의다.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함준호 위원은 이번 회의를 끝으로 다음달 임기를 마친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오후 올해 성장률 전망치(현행 3.0%)를 비롯한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한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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