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근로혁명’ 길을 묻다] <4> 현실과 이상, 균형 맞추려면

주 52시간 법안 통과 주도적 역할
“일부 언론서 시장충격 확대 보도
정부 지원ㆍ컨설팅 통해 대비 가능”

“일과 가정이 균형을 이루려면 근로시간 단축은 필수이며, 제2의 근로혁명을 통해 저출산 극복, 추가 고용창출 등의 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한정애(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주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인상이 우리 사회의 오래된 문제들을 해결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2012년 19대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발을 들이기 전에는, 산업안전보건공단 노조위원장과 한노총 대외협력본부장 등을 지낸 노동전문가다.

한 의원은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법’이 애초 어려울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여야 합의로 통과된 것에 대해서 자신과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 등 여야 여성의원 세 명이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주당 노동시간 한도를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것과 그간 공무원, 대기업 직원들만 혜택을 누리던 공휴일을 전체 노동자에게 돌려주자는 게 법안 취지”라며 “현실을 무시한 이상이 아니라 너무 당연한 조치임에도 우리 사회가 장시간 노동을 오랜 관행 또는 미덕처럼 여기며 시장 충격을 확대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 등에서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만 보도하고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이다.

한 의원은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재량 근로시간제 등 다양한 유연근로시간제도를 허용하는데도, 기업들은 지금까지 상시 주당 68시간 근로가 가능했기 때문에 이런 유연근로제를 도입하지 않았다, 수많은 근로자가 만성화된 야근에 지치는데도 이를 방치해온 게 우리 노동시장의 현실”이라며 법 시행 전 남은 기간 대비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한 의원은 “정부는 기업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신규채용 인건비 지원,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감소분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검토ㆍ추진하고 있다”며 “고용주들도 정부 대책을 활용하고 필요한 정책이 있다면 적극 건의해 문제를 해결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면 제2의 근로혁명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과 영세업체에는 감당하기 힘든 충격이 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준비 기간 동안 정부 컨설팅도 받고, 사업장 내부적으로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며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세사업장에서는 필요 없는 시간에 아르바이트 직원을 고용하던 행태에서 벗어나, 바쁜 시간에만 일자리를 나누고 제대로 된 비용을 지불하는 식으로 경영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한 의원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손실보다는 원청과 하청간, 프랜차이즈 본사와 자영업자간 사이의 불공정 행위가 영세 사업자를 더 힘들게 한다”며 “공정거래가 이뤄지도록 상생방안이 추진 중인만큼, 고용노동부와 함께 근로시간 단축이 사회에 안착하도록 산업현장 별로 세밀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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