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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90년생 김지훈ㆍ백말띠’ 저자… 남녀싸움 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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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90년생 김지훈ㆍ백말띠’ 저자… 남녀싸움 돈 된다”

입력
2018.04.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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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 캡처
네이버 블로그 캡처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 출간을 계기로 남성 역차별 문제를 다룬 책 ‘90년생 김지훈’, 페미니즘 프로젝트가 담긴 책 ‘1990, 백말띠의 해’를 쓴다며 크라우드 펀딩을 추진했던 네티즌이 실제 책 출간이 아닌 실험 목적으로 펀딩을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네티즌은 “남녀 싸움은 수익성이 좋은 콘텐츠이자 블루오션 시장”이라고 언급해 비판을 받고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카광’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지난 6일 자신의 블로그에 ‘남녀 인권 싸움 출판 보고서’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이 ‘90년생 김지훈’, ‘1990, 백말띠의 해’를 구상 중이었으며, 출판을 위해 펀딩 사이트에서 후원을 받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90년생 김지훈’이라는 책은 ‘미투(#Metoo) 운동’이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자 여기에 반발하는 남성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출간될 예정이었다. 펀딩 당시 ‘남성차별 시대 남성 인권을 위한 책’이라는 설명이 붙었고, 약 800만 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았다. ‘1990, 백말띠의 해’는 페미니즘을 주제로 1990년대 태어난 여성들의 수난사를 담아 출판할 예정이었다. 이 책 역시 출간을 위해 펀딩을 받았고, 약 300만 원에 달하는 후원금이 모였다. 서로 다른 성향을 드러낸 두 책의 출간 추진 소식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남녀 싸움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관련 펀딩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중단됐고, 펀딩을 시작한 제안자는 관련 사이트를 탈퇴했다.

두 책의 집필을 위해 펀딩을 시작한 네티즌이라고 주장한 ‘카광’은 “남성인권을 위한 책 ‘90년생 김지훈’의 저자 ‘김수상’과 페미니즘을 위한 ‘백말띠, 1990년’ 저자 ‘희옇게’는 둘 다 자신”이라며 “2개월에 걸쳐 남성인권 책, 페미니즘 책 두 개의 프로젝트를 열고 서로 상반되는 의견을 동시에 펼쳐보고 싶었다”고 글을 올렸다. 신분을 감춘 채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고 싶었다는 그는 “내용은 관심이 쏠릴 수 있도록 자극적으로 썼지만 과정과 결과는 전혀 달랐다”고 했다. ‘카광’에 따르면 ‘90년생 김지훈’은 대부분 펀딩 사이트에서 모금이 거부됐고, 출판을 의뢰한 출판사도 곤란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일부 네티즌들은 악성 댓글을 달고 심지어 염산 테러 협박까지 했다고 ‘카광’은 밝혔다.

네이버 블로그 캡처
네이버 블로그 캡처

반면, ‘1990, 백말띠의 해’ 출간 작업은 모든 게 순조로웠다고 주장했다. ‘카광’은 “페미니즘 책은 펀딩 사이트에서 한 번에 승낙됐고, 남성에 대한 경멸 표현이 있었으나 별다른 수정 절차도 없었다”고 적었다.

그는 남성 관련 책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을 때는 여러 차례 공격을 받았지만, 페미니즘 책을 출판할 예정이라고 얘기했을 때는 응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글 마지막에서 그는 “남녀 싸움은 확실히 이슈성, 수익성 좋은 콘텐츠”라고 주장하며 남녀 싸움을 비트코인에 비유했다. 이 네티즌은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 점은 남녀 싸움 시장은 블루오션이고 비트코인처럼 인생역전의 발판이 가능해 보인다”고 적었다.

해당 글이 올라온 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비난이 쇄도했다. 펀딩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농락 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펀딩이 중지되면서 후원했던 돈의 결제가 취소돼 금전적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이들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부 네티즌들은 두 책 펀딩을 시작했다고 주장한 ‘카광’의 블로그에 찾아가 “편히 못 죽을 듯하다. 끔찍한 이벤트였다”며 강도 높은 비난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 글에는 댓글만 700개가 넘게 달렸고, 일부 네티즌들은 남성 인권과 페미니즘을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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