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국외요인 69% 압도적
후반엔 32%까지 비중 줄어
“대기 정체로 2차 생성 활발”
지난달 24일부터 4일간 전국을 강타한 고농도 미세먼지는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된 후 대기가 정체되면서 미세먼지 ‘2차 생성’이 일어나 점차 국내 요인이 커진 때문으로 분석됐다. ‘국외 유입 → 대기 정체 → 국내 생성’ 등의 패턴으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과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기 이틀 전인 지난달22일부터 27일까지 수도권 초미세먼지(PM2.5) 발생 원인을 지상과 위성자료, 대기 질 모델링 결과를 종합 분석해 9일 발표했다. 이 기간 중 26, 27일은 이틀 연속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밤 9시부터 중국 등 국외 미세먼지가 차차 유입되면서 초반(22~24일) 국외비율은 58~69%까지 높아졌다가 후반(25~27일)에는 32~51% 수준으로 낮아졌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올해 1월 15~18일 나타난 고농도 미세먼지는 국외요인이 57%에서 38%로 낮아지고 국내요인은 43%에서 62%까지 높아지면서 대기정체에 따른 국내 영향이 컸지만, 지난달의 경우 국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PM2.5 일평균 농도가 2015년 공식 측정 이래 최고치(경기 102㎍/㎥, 서울 99㎍/㎥)를 기록했던 25일 국외 영향이 51%, 국내 영향이 49%로 국내외 영향이 엇비슷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오전 시간에는 국외 영향이, 대기 정체 이후 오후 시간에는 국내가 우세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25일과 26일 오전 동안 대기정체와 높은 습도가 유지되면서 미세먼지 ‘2차 생성‘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고, 이로 인해 미세먼지 작은 입자가 더 커지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3일 이상 고농도 미세먼지가 지속되는 패턴이 1년에 한 두 차례 정도에 그쳤는데 올해는 벌써 두 번째 나타났다”며 “서해상에 강한 남풍기류가 형성돼 대기 정체로 국내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등 고농도 기간이 장기화할수록 국내 요인이 커지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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