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듯, 포식자의 뱃속에서 소화될 때까지는 잡아 먹힌 게 아닌(!) 딱정벌레가 있습니다. 폭탄먼지벌레가 그 주인공인데요.
폭탄먼지벌레는 이름처럼 몸 속에서 폭탄에 버금가는 화합물을 만듭니다. 엉덩이에 있는 두 공간에 히드로퀴논과 과산화수소를 보관했다 위협을 느끼면 두 물질을 섞어 섭씨 100도의 체내 용액을 만들어 분출한다고 합니다.
그들의 폭탄 분출 기술은 포식자의 뱃속에서도 구현된다는 사실을 일본 고베대 연구진이 지난달 ‘생물학저널’에 발표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두꺼비의 먹이가 된 폭탄먼지벌레 중 43%가 두꺼비의 구토를 유발해 탈출했다고 합니다. 두꺼비의 뱃속으로 들어간 지 무려 2시간 만의 일이라고 하네요.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폭탄먼지벌레가 분출하는 화합물이 두꺼비의 소화액과 효소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혔습니다.
뱀이 두꺼비의 뱃속에서, 달팽이가 새의 뱃속에서 탈출한 사례가 보고되긴 했는데요. 그들의 탈출 메커니즘은 늘 온전하지는 않았다(unclear)고 해요. 작은 곤충이 컴컴한 뱃속에서도 포기 않고 끝까지 사투를 벌였다고 생각하니 괜스레 숙연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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