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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리스크’ 금감원, 이래서야 정책 먹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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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리스크’ 금감원, 이래서야 정책 먹히겠나

입력
2018.04.08 20: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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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출장이나 국민 기대 못 미쳐”

김기식, 취임 6일 만에 고개 숙여

자격론 시비 속에 ‘뒷북’ 비판도

“의원 시절엔 넘어가 놓고 이제와서…”

[JIN_6711] [저작권 한국일보]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며 공개적으로 금감원 배지를 단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8.4.2 류효진기자
[JIN_6711] [저작권 한국일보]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며 공개적으로 금감원 배지를 단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8.4.2 류효진기자

김기식 금감원장이 ‘19대 국회 정무위원 시절 외유성 출장 논란’에 대해 “출장 후 관련 기관에 오해를 살 만한 혜택을 준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금융감독기구 수장에 걸맞은 도덕성을 갖췄는냐는 점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흥식 전 원장의 채용비리 연루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청와대가 보낸 김 원장이 잇따라 각종 논란에 휘말리며 영(令)이 서야 할 금감원의 권위는 오히려 더 추락하고 있다. 의원 시절에는 문제를 삼지 않다 뒤늦게 정치 공세에 나선 야당에 대해서도 비판이 적잖다.

김 원장은 8일 보도참고 자료를 통해 우선 “의원 시절 공적인 목적과 이유로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 해외출장을 다녀왔지만, 그것이 국민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취임한 지 불과 6일 만에 각종 논란에 고개를 숙인 셈이다. 김 원장은 취임 후 자신이 소장으로 있던 더미래연구소가 금융사와 대기업 대관업무 담당자를 상대로 수백만 원대 강좌를 운영하는 데 관여했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할 때엔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아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야당은 김 원장이 정무위원 시절 ▦한국거래소(KRX) 부담으로 2박 3일간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다녀왔고 ▦2015년 5월 우리은행 지원으로 2박 4일간 중국 충칭과 인도 첸나이를 방문했으며 ▦같은 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예산으로 9박 10일간 미국과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피감기관이 돈을 댔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김 원장은 “출장 후 해당기관과 관련된 공적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어떤 영향도 받지 않고 소신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했다”며 “앞으로 더욱 높은 기준과 원칙을 적용해 금감원장으로서 소임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 스스로 그간 제기된 논란에 대해 해명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서긴 했지만 금감원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앞서 최흥식 전 원장이 채용비리에 휘말리며 6개월 만에 낙마한 데 이어 김 원장 역시 벌써 자격론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취임 초면 금감원장이 구상하는 각종 정책이 시장에 전달돼야 하는데 오히려 도덕성 논란이 부각되면 당연히 정책 약발도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선 야당 의원들의 정치 공세에 대해 뒷북이란 지적도 나온다. 논란이 된 출장 모두 해당 기관 요청으로 이뤄진 데다 당시 김 원장은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주지 않은 만큼 부적절한 외유로 밀어붙이기는 지나치기 때문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야당의원 시절엔 아무런 문제 제기를 하지 않다 금감원장 이후 해외출장을 빌미로 사퇴를 요구하는 건 전형적인 흠집 내기”라며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을 지적하기 위해 무리하게 정치 공세에 나서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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