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얀(왼쪽)./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상대 팀이 데얀(37)에게 강한 수비를 붙일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이 점을 역이용할 수도 있다."(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
“우리 선수들은 이미 데얀에 관해 잘 알고 있다.”(황선홍 FC서울 감독)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통산 84번째 슈퍼매치를 앞두고 양팀 감독의 시선은 외국인 선수 데얀에게 가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서울에서 뛰었던 데얀은 올 시즌 수원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수원의 유니폼이 푸른색이기 때문에 데얀은 일명 ‘푸른 데얀’으로 불리고 있다. ‘푸른 데얀’의 득점 여부는 경기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였다. 데얀이 골을 넣어 이긴다면 수원의 기쁨은 배가 될 상황이었고, 반면 서울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었다. 데얀을 잡지 못한 서울 구단은 앞서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서울 팬들은 정든 데얀과 시즌 첫 승을 거두는 서울의 모습을 보기 위해 원정 팬 응원석의 상당 부분을 메우며 수원 홈 팬들과 맞섰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0-0 무승부로 싱겁게 끝이 났다. 수원은 최근 11차례 슈퍼매치에서 6무5패로 절대 열세를 이어갔다. 리그에서는 2승2무1패 승점 8로 중위권을 유지했다. 서울은 시즌 개막 후 5경기(3무2패ㆍ승점 3)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서정원(48) 감독은 예상대로 데얀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데얀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발리 슛으로 첫 번째 슈팅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그는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서울의 외국인 선수 안델손(25)이 더 여러 차례 슈팅을 날리며 빛났다. 안델손은 전반 19분과 22분, 43분에 날카로운 슈팅을 때리며 수원의 골문을 위협했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양팀은 후반에도 공방전을 벌였다. 그러나 모두 골 결정력 부재를 드러내며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다. 현장의 기온은 영상 8~9도를 오르내렸다. 4월답지 않은 꽃샘추위에 두터운 외투를 다시 꺼내 입고 경기장을 찾아 목이 터져라 외친 1만3,122명 팬들의 응원전이 민망할 정도였다. 양팀의 경기력이 기대 이하이다 보니 취재진 사이에서도 “슈퍼매치에 걸맞지 않게 재미가 없다”는 얘기들이 터져 나왔다.
데얀은 팬들의 기대치를 만족하지 못한 채 결국 후반 36분 임상협(30)과 교체됐다. 서울도 고요한(30) 대신 이상호(31)를 그라운드에 내보냈다. 마지막 승부수에도 양팀의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경기 후 양팀 감독은 ‘슈퍼매치 역대 최저 관중을 기록했다’는 취재진의 말에 고개를 떨궜다. 서정원 감독은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며 “이전의 슈퍼매치들처럼 양팀 모두 좋은 라인업으로 좋은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때문에 관중도 감소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역시 “추운 날씨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경기를 하는 입장에서 더 분발해야 하는 것은 맞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쳐진 경기에서는 원정팀 전북 현대가 이동국(39)과 손준호(26)의 득점에 힘입어 포항 스틸러스를 2-0으로 완파했다. 4승1패 승점 12가 된 전북과 3승1무1패(승점 10)를 기록한 포항은 여전히 선두권 싸움을 이어가게 됐다.
수원=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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