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5조6000억원 벌어
작년보다 57.6%나 증가
반도체ㆍ스마트폰이 판매 주도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5조6,000억원을 벌어들이며 또 한 번 도약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사업의 부진에도 반도체와 스마트폰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매출 60조원에 영업이익 15조6,000억원인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6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 65조9,800억원에 비해 9.0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였던 15조1,470억원보다 2.97% 늘었다.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이 18.7% 늘어나는 동안 영업이익은 무려 57.6%가 증가했다.
이는 증권가에서 예상한 실적 전망치 평균(14조5,586억원)을 1조원 이상 뛰어넘은 깜짝 실적이다. 애플의 아이폰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텐)의 판매 부진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아이폰X에 공급한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반도체가 11조원 후반 영업이익을 쓸어 담으며 신기록을 견인했다.
지난해 4분기 사상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한 반도체 사업은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의 고공행진에 힘입어 처음으로 영업이익 11조원 고지도 밟았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6조3,100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70% 이상 증가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정보기술(IT)ㆍ모바일 부문도 예년보다 한 달 먼저 출시한 갤럭시S9을 앞세워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2조700억원)보다 1조원이 넘게 불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사상 최고인 26%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분기(19.6%)와 비교하면 6.4%포인트 상승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을 통해 올해도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꺾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통상 1분기 반도체 실적이 연중 가장 낮았던 것을 감안하면 2분기와 3분기에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세운 연간 영업이익 기록 53조6,500억원을 1년 만에 돌파해 60조원 시대로의 진입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LG전자도 연결기준 매출(15조1,283억원)과 영업이익(1조1,078억원) 등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중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14조7,000억원)보다 3.2% 늘었고 영업이익은 20.2% 급증하며 2009년 2분기(1조2,400억원) 이후 35분기 만에 1조원의 벽을 다시 돌파했다.
LG전자 역시 증권가가 예측한 실적 전망치 평균(8,726억원)을 가볍게 뛰어넘은 어닝 서프라이즈다.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 가전사업과 프리미엄 시장에서 판매에 탄력이 붙은 ‘올레드 TV’가 호실적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스마트폰 사업은 1,000억원 중반대 영업손실로 부진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12분기 연속 적자이지만 영업손실 폭은 지난해 3분기(3,753억원) 최고점을 찍은 뒤 4분기(2,132억원)에 이어 감소 추세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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