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1,000원이 1,000주로 입고
직원 계좌서 501만주 매도 주문 나와
삼성증권에서 우리사주 직원들 몫의 배당금을 현금 대신 주식으로 잘못 지급하는 전산 사고가 발생, 주가가 11% 이상 출렁였다. 회사는 잘못 배당된 주식을 곧바로 정상화 했지만 일부 직원들은 그 사이 주식을 시장에 내놓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6일 “직원보유 우리사주에 대해 배당금이 입금되는 과정에서 배당금 대신 주식이 입고되는 전산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담당 직원이 배당 단위를 잘못 설정한 ‘팻 핑거(주식 중개인의 주문 실수)’가 일어난 것이다.
삼성증권은 당초 1주당 1,000원의 현금 배당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직원 보유 계좌에는 1주당 1,000주의 삼성증권 주식이 입고됐다. 삼성증권 직원들이 약 283만1,620주의 우리사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입력 실수로 28억주가 넘는 주식이 계좌에 입고된 셈이다.
삼성증권측은 잘못 배당된 주식을 바로 복구했지만 주식을 배당받은 일부 직원들이 그 전에 주식을 내놓으면서 주가는 장 중 한때 11.68%(4,650원) 하락한 3만5,150원으로 추락했다. 삼성증권 계좌에서만 550만주에 물량이 쏟아졌다.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급변할 때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2분간 냉각 기간을 부여하는 변동성완화장치(VI)를 7차례 발동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직원들이 매도한 물량은 501만2,000주로 잘못 입력된 주식 수량의 0.18%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시장 영향을 최소화 하는 범위 내에서 직원들이 매도한 주식을 회수해 결제일인 10일까지 수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주식을 판 직원들이 다시 주식을 사서 메우는 것이 원칙”이라며 “수량이 많은 직원은 회사에서 위임받아 주식을 매입하는 등 결제불이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습하는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들어 삼성증권 계좌를 통해 364만주의 매수 주문이 들어오면서 삼성증권의 주가도 전날보다 3.64%(1,450원) 하락한 3만8,350원 회복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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