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녀 도와준 이들에 감사”
영국을 위시한 서방국가들과 러시아간 외교관 맞추방 사태 등 외교문제로 비화했던 이중스파이 독극물 공격 사건의 피해자 세르게이 스크리팔(66)의 딸 율리아(33)가 5일(현지시간) 건강을 회복 중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 경찰이 율리아를 대신해 발표한 성명에서 그는 “나는 1주일 전 깨어났고 하루하루 기운을 회복하고 있다”고 현재 상태를 전했다. 이어 “나의 회복을 기원해 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특별히 솔즈베리 사건현장에서 아버지와 내가 움직일 수가 없었을 때 도와준 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여러 일들이 꽤 혼란스럽다는 걸 다들 이해할 것”이라면서 “회복하는 동안은 나와 우리 가족의 사생활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러시아 이중간첩 출신 영국 국적자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 율리아는 지난달 4일 영국 남부 솔즈베리의 한 쇼핑센터 주차장에서 독극물 ‘노비촉’에 중독돼 혼수상태에 빠진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한편 같은 날 러시아 국영 로시아 TV는 율리아와 그의 사촌 빅토리아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통화에서 율리아는 “모든 것이 괜찮다”며 “아버지는 휴식을 취하고 있고, 모두의 건강이 괜찮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지난 달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에 대한 독극물 공격 사건이 발생하자 영국 정부는 러시아 소행이라고 지적하고 런던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 조치했다. 이어 지난달 말 미국 60명을 선두로 24개국이 러시아의 행동을 비판하면서 150여 명의 외교관을 추방했으며 러시아도 같은 숫자의 외교관 추방으로 맞대응했다. 한편 알렉산더 야코벤코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진행 중인 이 사건의 독극물 조사와 관련, “조사 절차가 투명하다면 러시아 정부는 결과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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