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부대, 가장 현실화 가까워
이스라엘, 초소형 암살 드론 개발 중
‘통제 불가능 무기’ 윤리적 논란
과학자와 인권운동 시민단체들이 인공지능(AI)이 탑재된 무기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가운데 군비 3대 강국인 미국ㆍ러시아ㆍ중국이 모두 이미 AI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공지능 무기가 새로운 시대의 군비 경쟁 대상이 된 것이다.
가장 현실화에 가까운 AI 무기는 드론 부대(swarming drones)다. 미국 국방부는 2016년 10월 미국 CBS방송을 통해 작은 ‘퍼딕스’ 드론 103대가 사람 조종 없이 장애물과 서로의 충돌을 자연스럽게 피하고 동시에 대오를 짜서 움직이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전쟁 기술의 혁명”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중국 역시 유사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만약 드론 부대에 목표물을 공격하는 능력까지 탑재된다면 가장 효율적인 암살 및 전투장비로 변할 수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모기나 파리처럼 초소형 로봇을 개발해 헤즈볼라나 하마스 등 적대 무장조직 요인 암살에 동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로봇이 한 번 명령을 내린 이상 통제 불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미국 싱크탱크 마이터코퍼레이션의 수석 사이버안보기술자 어빙 라차우는 미국 핵과학자회보 기고문을 통해 “미ㆍ중 군부가 드론 부대 실험을 하고 있는데 이런 기술은 의미 있는 인간 통제가 불가능한 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어 윤리적 논란을 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ㆍ중ㆍ러 3개국은 미사일에 인공지능을 탑재하는 ‘스마트 미사일’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미 해군은 장거리 대함 미사일(LRASM)에 인공지능을 탑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군수회사들 역시 공중에서 표적을 바꾸는 기술을 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사일에 AI를 탑재한다는 것은 최악의 경우 핵무기가 AI와 결합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올해 2월 미국이 발행한 핵태세검토보고서(NPR)는 러시아가 ‘스테이터스-6’이라 불리는 핵탄두 탑재 해저 자동비행 어뢰를 개발 중이라고 주장하며 러시아의 AI 무기 개발에 대한 경계심을 끌어올렸다.
이외에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해군은 자율운항 함정 ‘시 헌터’, 러시아는 무인 지상용 전투 차량 ‘우란-9’, 영국은 무인기 ‘타라니스 드론’을 개발 중인데 모두 자동 운행 로봇의 일종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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