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철옹성 같았던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 집값이 흔들리고 있다. 서초구 아파트값이 6개월 만에 하락했고 송파구도 보합 전환하는 등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약세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5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4월 첫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초구의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4% 떨어졌다. 지난해 대선 이후 계속되던 상승세가 6개월만에 마감됐다. 송파구는 약 7개월 만에 보합 전환했다. 강남구는 지난주 0.05%에서 금주 0.04%로 오름폭이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강남권 아파트값이 맥을 못추는 분위기다.
재건축 및 대출 규제 강화, 양도세 중과 시행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되고 지난달 양도세 중과 회피 급매물들이 시세보다 싸게 거래되면서 시세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 상승폭도 0.06%로 지난주(0.09%)보다 둔화했다. 강북에서는 이른바 ‘마용성(마포ㆍ용산ㆍ성동구)’ 가운데 하나인 성동구의 아파트값이 금주 0.06% 떨어졌다.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피로감으로 매수자들이 관망하면서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마포구와 용산구는 각각 0.11% 올라 지난주(0.20%, 0.12%)보다 오름폭이 줄어든 모습이다.
안전진단 강화 조치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는 노원구는 지난주에 이어 0.04% 하락했고 양천구는 0.02% 떨어졌지만 지난주(-0.08%)보다 낙폭은 감소했다.
경기도(0.03%)에서는 한동안 가격이 오르지 않던 용인시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번주 조사에선 0.09%로 지난주(0.15%)보다 오름폭이 둔화했다. 새 아파트 공급이 늘고 있는 김포시는 0.15% 하락해 지난주(-0.01%)보다 낙폭이 커졌다.
지방 아파트값은 0.07% 떨어지면서 전국의 아파트값(-0.02%)도 2주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충북의 아파트값이 -0.23%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졌고 경남도 -0.22%로 지난주(-0.20%)보다 낙폭이 커졌다. 울산(-0.14%)ㆍ충남(-0.12%)ㆍ경북(-0.11%) 등지도 하락세가 지속됐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9% 떨어진 가운데 서울은 0.08% 하락했다. 은평·서대문·마포 등 서북권이 일제히 보합 전환했고 강남 4구의 전셋값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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