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최고 라이벌전이 돌아왔다. 수원 삼성과 FC서울이 8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부딪친다. 지난 시즌까지 서울에서 활약하다 수원으로 이적한 데얀(37)은 친정팀을 상대로 필승을 다짐했다.
수원과 서울은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는 사이다. 스페인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못지 않은 강력한 라이벌이다. 구단 상징색도 서울은 붉은색, 수원은 푸른색으로 정반대다. 이들의 대결에는 ‘슈퍼매치’라는 별칭이 붙는다.
올 시즌 첫 번째로 열리는 슈퍼매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서로 선수를 이적시키지 않는 ‘금기’를 깨고 서울에서 수원으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데얀(37)의 존재 때문이다. 데얀은 중국에서 활동한 2014~15년을 제외하고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소속으로 267경기에 나서 154골 38도움을 기록했다. 프로축구 한 시즌 최다 득점(2012년ㆍ31골), 최초 득점왕 3연패(2011~13년) 등 유수의 대기록도 서울에 있을 때 작성했다. 슈퍼매치에서 7골을 터뜨린 ‘수원 킬러’이기도 했다.
지난 1월 수원으로 이적을 발표하며 서울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긴 데얀은 이번 슈퍼매치에서 처음으로 친정팀을 상대한다. 데얀은 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첫 슈퍼매치가 수원의 홈에서 열린다. 승점 3점을 따기 위해 모든걸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내가 할 일은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 하는 것이다. 푸른 옷을 입고 할 일은 골을 넣는 것”이라며 “수원 팬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친정 팀을 상대로 득점한다면 세리머니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데얀은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데얀은 “서울 팬들을 존중하고 싶다. 그들은 내가 서울에 있을 때 항상 지지해줬다. 골을 넣겠지만 세리머니는 하지 않을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데얀의 활약 여부와 상관 없이 두 팀에게는 이번 경기 승리가 절실하다. 홈 팀 수원은 최근 10번의 슈퍼매치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5무 5패로 절대 열세다. 서정원(48) 수원 감독은 “홈에서 좋은 경기, 좋은 결과를 선사하고 싶다”며 “경기 후에 운동장에 다 같이 쓰러진다는 간절함으로 경기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원정팀 서울은 사정이 더욱 급하다. 올 시즌 개막 후 2무2패로 승리가 없다. 데얀 뿐 아니라 오스마르(30), 김치우(35), 윤일록(26) 등 주전 선수들이 새 둥지를 찾아 떠났다. 황선홍(50) 서울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간절한 슈퍼매치”라며 “시즌 시작하며 팬 여러분들에게 실망을 드렸는데 이 경기에선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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