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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에 묻힌 4ㆍ3희생자 70년 만에 빛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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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에 묻힌 4ㆍ3희생자 70년 만에 빛 본다

입력
2018.04.0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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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3행불인 유해 발굴사업 착수

350명 암매장 추정 7월 본발굴

제주 4·3사건 당시 제주국제공항 등지에서 학살된 후 암매장 된 희생자를 찾는 ‘제주4ㆍ3 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사업’이 10년만에 재개된다. 사진은 제주공항내 유해발굴 모습. 제주도 제공.
제주 4·3사건 당시 제주국제공항 등지에서 학살된 후 암매장 된 희생자를 찾는 ‘제주4ㆍ3 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사업’이 10년만에 재개된다. 사진은 제주공항내 유해발굴 모습. 제주도 제공.
제주국제공항내 4ㆍ3희생자 암매장 추정지 위치도.
제주국제공항내 4ㆍ3희생자 암매장 추정지 위치도.

하루 평균 500여편의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밑에는 70년간 햇빛을 보지 못한 수백명의 유해가 묻혀있다. 4ㆍ3사건 당시 ‘빨갱이’ 낙인인 찍힌 채 총살된 후 암매장된 4ㆍ3희생자들이다. 어디에 묻혀 있을지도 모르는 희생자들의 뼈 한조각만이라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유족들의 평생의 한을 풀어주기 위한 유해발굴 사업이 10년만에 재개됐다. 제주공항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남북활주로 북쪽 2개 지점에 대한 유해발굴이 이뤄져 388구의 유해가 발견되는 등 4ㆍ3사건 당시 많은 도민들이 학살된 후 암매장된 대표적인 비극의 현장이다.

제주도와 제주4ㆍ3평화재단은 제주 4ㆍ3사건 당시 제주공항 등지에서 학살된 후 암매장 된 희생자를 찾는 ‘제주4ㆍ3 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사업’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4ㆍ3행방불명인 유해발굴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돼 2018년도 국비 15억6,000만원(유전자 감식비 12억1,300만원, 유해발굴비 3억4,700만원)이 반영된 사업이다.

4ㆍ3평화재단은 지난달 30일 한국국토정보원 제주지역본부와 함께 제주공항 내 4ㆍ3희생자 암매장 추정지 5곳 가운데 2곳에 대한 지적측량을 실시했다. 이는 희생자 암매장 추정장소의 위치를 지표면에 표시함으로써 향후 지반탐사 및 시굴조사, 발굴 등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4ㆍ3평화재단은 지적측량 결과를 토대로 이달 중 전문업체에 의뢰해 지하 매장물 탐사를 실시하고, 고고학 발굴기관을 지정해 암매장 가능성 여부를 판단하는 시굴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후 7월쯤 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본발굴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4ㆍ3평화재단은 또 이달 중 제주공항 외 암매장 추정지인 제주시 도두동, 조천읍 북촌리ㆍ선흘리,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등 4곳에 대한 발굴작업도 병행 실시할 계획이다.

도는 앞서 지난해 12월 제주4ㆍ3연구소가 주관한 ‘4ㆍ3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예정지 조사용역’을 실시했다. 용역결과 제주공항인 경우 증언자 조사에 따라 5개 지점이 4ㆍ3희생자 암매장지로 추정됐다. 추정지는 ▦남북활주로 동쪽 뫼동산 인근 ▦남북활주로 서쪽 구역 ▦동서활주로 서단 북쪽(궤동산) ▦동서-남북활주로 교차 구역 ▦화물청사 동쪽 구역 등이다. 용역진은 이 곳 암매장지에 350여명의 희생자 유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는 용역결과를 토대로 국토교통부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와 제주공항 내 5개 지점의 발굴 가능 여부를 협의한 결과 이번 지적측량이 이뤄진 남북활주로 서쪽 구역과 동서활주로 서단 북쪽(궤동산) 2곳과 남북활주로 동쪽 뫼동산 인근 지점 등 3곳은 발굴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동서활주로에 인접한 2개 지점은 항공기 안전 문제 등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윤식 4ㆍ3평화재단 총무팀장은 “발굴예정지들은 시간이 오래 지났고 제주공항 건설 과정에서 많이 훼손돼 유해발굴 작업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유족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유해발굴 작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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