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먹고 홧김에 주택가에 세워진 오토바이, 상가 건물, 슈퍼마켓 물품 등에 잇따라 불을 지른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5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 등으로 김모(42)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0시 24분부터 오전 2시 28분까지 인천 남구 주안동 한 주택가 일대를 돌아다니며 6차례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날 0시 24분 주택가 골목에 세워진 전동 휠체어에, 8분 뒤 인근에 있던 오토바이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1시 17분에는 남구 도화동의 한 상가 외벽, 3분 뒤에는 인근 주택 앞 쓰레기, 또 7분 뒤에는 한 슈퍼마켓 앞 물품에 불을 지른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2시 28분 도화동 한 상가 사이 페인트통에 불을 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6군데서 발생한 화재로 전동휠체어, 건물 외벽, 에어컨 실외기, 창문 등이 불에 타거나 파손돼 소방서 추산 1,000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당국은 6건의 화재가 서로 멀지 않은 곳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발생했다는 점을 근거로 연쇄 방화로 추정하고 경찰에 협조 요청을 했다. 경찰은 화재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김씨가 돌아다니는 장면을 확인한 뒤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주거지에서 김씨를 체포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용직 노동자인데, 되는 일이 없어서 술을 먹고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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