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가 “미투 운동 지지” 답변했지만
“피해자에도 책임” 46%... 2차가해 위험
“조직 분위기 경직” 등 부정적 의견도 다수
우리나라 여성 10명 중 3명이 과거 성폭력 피해를 겪은 적 있다고 대답했다. 10명 중 8명 이상의 국민들이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인 이른바 ‘미투(#Me Too)’ 운동을 지지하고 있음에도, ‘사소한 언행까지 문제 삼아 조직 분위기가 경직되고 있다’(57.4%) 등 부정적 의견도 다수 제기됐다. 특히 ‘성폭력 피해자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주장에 국민의 절반 가량이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피해자가 폭로 후 주변과 인터넷 등에서 ‘2차 가해’에 노출될 위험이 여전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 30일 양일간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ㆍ무선 전화면접 방식 여론조사(95% 신뢰수준, 최대허용 표집오차 ±3.1%포인트, 응답률 14.5%)에서 나타났다. 지난 1월29일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미투’ 운동이 활발해진 지 2개월 만에 이뤄진 조사다.
조사 결과 83.9%의 국민들이 미투운동에 대해 지지한다고 밝혔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2.1%에 불과했다. 남성의 경우 ‘지지하지 않는다’(15.2%)는 응답이 여성(9.1%)보다 많았다.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대부분이 긍정적(83.7%)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조직 분위기가 경직되고 있다’(57.4%) ‘무고한 사람을 가해자로 지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51.7%) 등 미투운동 이후 변화상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다수 있었다.
자칫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언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성폭력 피해자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크게 앞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동의한다’가 46.3%, ‘동의하지 않는다’가 49.7%로 나타나 오차범위 이내였다. 60세 이상에서는 ‘동의한다’(64.8%)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성폭력 피해를 실제로 겪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여성의 28.7%가 ‘그렇다’고 대답했고, ‘주변에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있다’는 항목에는 남성의 14.8%, 여성의 27.1%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