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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오토바이 타고 음란행위… 대학가 오토바리맨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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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오토바이 타고 음란행위… 대학가 오토바리맨 골머리

입력
2018.04.05 04:4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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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쓰고 범행 뒤 재빨리 도주

밤시간 번호판 식별도 어려워

열흘 새 여대생 등 10여명 피해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 생활관(기숙사)에 사는 여학생 사이엔 요즘 ‘오토바리맨(오토바이+바바리맨)’이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0시부터 오전 1시, 2일 같은 시각 정체불명 남성이 기숙사 앞 주차장에 출몰, 여학생들 앞에서 성추태를 벌이고 달아났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오면서다.

목격자들이 말하는 오토바리맨의 범행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바리맨’ 수법에서 한층 진화했다. 2일 기숙사에서 오토바리맨을 봤다는 국민대생 A씨에 따르면 이 남성은 굉음을 내며 오토바이를 몰다가 갑자기 피해자 앞에 멈춰선 뒤 바지를 내려 음란행위를 하고는 오토바이에 다시 올라 타 재빠르게 도망갔다.

국민대 재학생이 주로 활동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같은 피해 내용이 올라오자, ‘나도 당했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특히 동일인물 소행으로 보이는 바바리맨 행태 증언은 주로 국민대 인근 정릉1·2동 거주자 사이에서 많았다. 피해자들은 범인이 오토바이를 타고 잽싸게 달아나는 데다, 얼굴식별을 피하려는 의도인 듯 헬멧을 쓴 채 범행을 저질러 이렇다 할 인상착의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도 2일 새벽 성북구 동소문로 일대에서 같은 수법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신고를 접수, 조사에 나섰다. 동소문로는 국민대생은 물론 성신여대생도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여대생이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경찰과 대학, 커뮤니티 제보 내용을 종합해보면 최근 열흘 새 적어도 10명 안팎 여성이 피해를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범인 검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헬멧을 쓰고 있는데다 인적이 드문 주택가에 출몰해 추적이 어렵다는 것이다. 성북경찰서는 범행장소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하고 있지만 아직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오토바이 번호판 크기가 작은 데다, 심야 시간대라 CCTV 화질도 떨어져 차량번호 식별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대 측은 피해가 잇따르자 3일 오후 생활관 거주 학생들에게 “빠른 귀가와 심야 출입을 자제해달라”고 알리고, 자체적으로 CCTV를 살피는 등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국민대 관계자는 “피해 사례를 신속히 조사하고, 경찰 수사 요청이 있으면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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