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소속사 빅히트에 2000억 지분 투자
넷마블이 4일 글로벌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2,000억원대 지분 투자를 발표했다.
인기 연예인을 동원해 신작 게임의 홍보 효과를 높이는 수준이었던 게임업계와 엔터테인먼트사의 관계가 최근 들어 부쩍 가까워지고 있다. 각자의 역량을 결합해 다양한 융합 콘텐츠가 탄생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넷마블은 이날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 주식 44만5,882주를 2,014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로 넷마블은 빅히트 지분 25.71%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된다. 글로벌 게임 시장과 음악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두 회사의 사업적 시너지 확대가 목적이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난 2월 이종(異種) 문화 콘텐츠 융합을 통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첫 번째 결과물은 상반기 중으로 출시될 신규 게임 ‘BTS 월드’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게임 이용자가 육성하는 내용이다. 방탄소년단 독점 화보 1만장과 멤버들이 출연하는 100편 이상의 영상도 게임과 함께 제공되며, 방탄소년단이 부른 게임 음악 또한 곧 공개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게임업체들과 연예기획사의 관계는 인기 스타를 광고 모델로 쓰거나 게임에 연예인을 한시적으로 등장시키는 정도였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 엔터테인먼트 회사 iHQ와 손잡고 소속 스타들의 목소리를 ‘리니지2’ ‘아이온’ 등에 입히거나 스타를 본뜬 게임 아이템을 출시한 바 있다. 넥슨도 ‘서든어택’에 유명 연예인을 닮은 캐릭터를 추가해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넷마블과 빅히트의 협력은 각자 ‘전공 사업’에서 외연을 적극 확장하는 것이라 의미가 있다. 넷마블은 지난달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음원 등 문화콘텐츠 관련 사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했으며, 넷마블게임즈에서 넷마블로 사명까지 변경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게임 중심의 사업은 유지하되 게임사업과 접목 할 수 있는 신기술 분야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준혁 의장과 방시혁 빅히트 대표가 친척인 점도 신속한 투자 결정과 무관하지 않다.
빅히트 측은 “재무적ㆍ전략적 측면에서 강점을 갖춘 투자자와 함께하게 돼 더 안정적으로 운영이 가능해졌다”며 “게임산업에서 지적재산권에 대한 경험을 쌓은 넷마블과 함께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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