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네트워크ㆍ서비스ㆍ데이터를 토대로 SK만의 인공지능(AI)을 선보이겠다.”
김윤(47) SK텔레콤 AI 리서치센터장이 4일 서울 중구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구 목표를 제시했다. 카이스트 졸업 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김 센터장은 애플 AI 스피커 홈팟의 음성비서 '시리' 개발을 총괄한 AI 전문가다.
지난 2월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겨 AI 개발을 총지휘하는 김 센터장이 국내 언론 앞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하나를 해도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끝내는 AI가 중요하다”며 “삶의 질을 높이는 AI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AI 개발의 지향점을 ‘인공지능(人工知能)’이란 단어로 설명했다. 인(人)은 사람과 기계가 함께 진화하는 인간 중심의 접근이고, 공(工)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의 고도화, 지(知)는 선택과 집중, 능(能)은 스스로 오류를 파악하고 개선하는 AI다.
그는 “AI의 전 분야를 우리가 다 하는 건 불가능해, 잘할 수 있는 몇 개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지금은 그런 분야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기업들이 AI에 달려들었고 AI 스피커 같은 결과물이 나오고 있지만 김 센터장은 “아직은 인간의 개입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구현할 데이터를 정의한 뒤 입력하고 오류를 수정하고 개선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이라며 “하나를 가르치면 둘이나 셋을 배우고 어디서든 인터페이스가 가능하고, 사람의 머리로는 불가능한 통찰력을 발휘하는 AI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1월 설립된 SK텔레콤 AI리서치센터는 현재 30명 규모다. 김 센터장은 연말까지 인력을 두 배 정도 늘리고 향후 센터 안에 데이터 연구 조직도 꾸릴 계획이다. 그는 “AI가 몸이라면 맑은 피를 공급해주는 게 데이터”라며 “데이터가 좋지 않으면 AI도 엉망이 되는데 SK텔레콤 네트워크에 쌓이는 기지국 음성 텍스트 사용실적 데이터 등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 센터장은 애플을 뒤로하고 SK텔레콤에 합류한 이유로 새로운 도전과 기업 문화를 꼽았다. 그는 “통신 네트워크 기반 AI란 새로운 분야에 흥미를 느꼈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기업의 노력도 인상적이었다”며 “지금은 한국의 AI 수준이 사용자의 기대치에 못 미치지만 앞으로 나올 기술은 이전까지 개발된 기술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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