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에너지 필요” 불출마 선언
회견문만 읽고 기자 질문도 안 받아
민주당 경선대상 컷오프 영향 분석
윤장현 광주시장이 4일 6ㆍ13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윤 시장은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한 시기”라고 불출마의 변을 밝혔지만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경선대상에서 탈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 시장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정신의 계승과 함께 올바른 미래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해 6ㆍ13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출마선언을 하며 재선 도전을 공식화한 지 6일 만이다. 윤 시장은 이날 13개 문장으로 된 기자회견문만 읽은 뒤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고 서둘러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갔다.
윤 시장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은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전날 윤 시장을 광주시장 후보경선 대상자에서 탈락시킨 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역 정가에서 나온다. 공관위는 당초 광주시장 예비후보 7명 중 4명을 경선 대상자로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강기정ㆍ민형배ㆍ최영호 예비후보가 강기정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합의하면서 심사 대상이 5명으로 줄자 컷오프 통과자도 3명으로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공관위는 지역 여론조사 결과 등을 감안해 윤 시장을 컷오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시장은 이 같은 사실을 3일 오후 늦게 확인한 뒤 측근들과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해 불출마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시장의 기득권에도 불구하고 윤 시장이 ‘컷오프’ 되면서 광주시장 경선 구도가 적잖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강기정ㆍ민형배ㆍ최영호 예비후보가 강기정 단일 후보를 내놓은 상황에서 불출마 선언을 한 윤 시장의 지지세력이 강 후보 쪽으로 쏠릴 경우 이용섭 예비후보의 독주 체제로 흘러가고 있는 선거판이 요동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윤 시장이 당분간 지지 후보에 대해 말을 아끼겠지만 윤 시장 지지세력들이 경선 전에 특정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아무래도 경선판이 혼전 양상을 띨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으로 시민ㆍ사회단체 활동을 하던 윤 시장은 안철수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 광주책임자로 활동하다가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전략공천을 받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당선됐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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