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의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차량이자 글로벌 하이브리드 판매 1위의 명성이 돋보이는 프리우스와 함께 전국 투어에 나섰다. 기자는 프리우스와 함께 경기도를 출발해 강원도 고성과 강릉의 안목해변으로 향했고 그 이후로 경북 울진과 전남 담양을 지났다. 그리고는 충남 아산의 외암 민속마을을 들렸고 다시 경기도로 차량을 돌려 시화호에 위치한 '화성 공룡알화석산지' 등을 둘러보았다.
경기도,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그리고 충청도를 모두 둘러보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전국에 퍼져 있는 국도와 고속도로를 이용하게 되었는데 뛰어난 효율성이 무기로 알려진 프리우스가 과연 수 많은, 그리고 이런 장거리 주행에서 어떤 효율성을 보여줬을까?
전국을 달리며 계측된 프리우스의 주행 기록을 함께 살펴보자
첨단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집약체, 프리우스
Beautiful Hybrid(아름다운 지구, 아름다운 차)를 슬로건으로 앞세운 4세대 프리우스는 토요타의 새로운 플랫폼 TNGA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이를 통해 단순히 효율 좋은 차량이 아닌 감각과 효율성, 한층 발전된 주행 성능까지 추구하게 된 것이다.
물론 많은 이들의 이목은 프리우스에 적용된 플랫폼이나 주행에 관련된 시스템 보다는 단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하는 뛰어난 효율성에 집중하는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최고 출력98마력과 14.5kg.m의 토크를 내는 1.8L 앳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 출력 53kW(72마력)을 내는 전기 모터 및 23kW 발전 모터를 추가로 장착했다.
이를 통해 프리우스는 시스템 합산 122마력을 내며 토크 부분에서는 비슷한 체격의 내연기관보다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한편 프리우스의 배터리는 니켈 메탈로 축전용량 6.5A 규격의 배터리가 장착되었으며 공인 연비는 21.9km/L를 달성했다.(복합 기준, 도심 22.6km/L 고속 21.0km/L)
*모든 주행은 에코 모드로 주행
첫 번째 기록 - 헤이리에서 가평휴게소까지
프리우스의 첫 번째 주행 기록은 바로 헤이리 아트밸리에서 시작되었다. 헤이리를 출발점으로 하여 자유로와 외곽순환고속도로 그리고 동서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하는 코스였다. 이른 아침에 진행된 주행인 만큼 자유로나 외곽순환고속도로 초반에는 주행의 흐름이 상당히 좋은 편이었지만 서울 북부를 지나는 시점과 동서고속도로 초반에는 다소 정체가 발생하며 주행 속도가 떨어졌다.
첫 번째 주행을 마친 후 가평휴게소에서 프리우스의 연비를 확인했는데 108.2km의 거리를 3.4L/100km의 효율성을 달성하며 주행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참고로 이 수치를 국내에서 통용되는 수치로 환산하면 무려 29.4km/L에 이르는 수치다. 트립 컴퓨터의 오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리터 당 30km에 육박하는 건 분명 기대 이상의 수치일 것이다.
두 번째 주행 - 동서고속도에서 돋보인 프리우스의 효율성
하이브리드 차량이 등장한 초기에는 전기모터의 개입이 다소 제한적이었다. 특히 고속 주행에서는 전기 모터가 정말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며 항시 내연기관을 가동하는 바람에 도심 외에서는 효율성 개선 효과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시대는 달라졌고 최근 데뷔한 하이브리드 차량 역시 차량에 따라 낮게는 80km/h 높게는 130km/h 이상 까지도 전기 모터가 개입하며 고속주행에서의 효율성도 점차 개선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리우스 역시 마찬가지다. 예전보다 확실히 더 높은 속도로 주행을 할 때에도 전기모터가 꾸준히 개입하며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효율성 개선 효과를 이끌어냈다. 실제 동서고속도로 가평휴게소-양양 톨게이트 구간을 111.0km를 달리며 프리우스는 3.6L/100km의 효율성, 즉 27.8km/L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으며 주행의 30% 가량을 전기 모터가 책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 번째 기록 - 양양에서 고성까지의 국도 주행
프리우스의 세 번째 주행은 앞선 두 번의 주행과 그 내용이 사뭇 달랐다. 비교적 고속 주행이 가능한 두 번의 주행과 달리 세 번째 주행은 말 그대로 국도 주행이 100%였기 때문이고 또 고성까지의 도착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다소 서두르는 주행을 펼쳤다. 그 덕분에 주행 속도 역시 국도 주행임을 감안한다면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참고로 양양에서 고성으로 가는 길은 약간의 오르막 구간도 자주 등장하는 구간이기 때문에 효율성 부분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를 얻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1시간 8분 동안 펼쳐진 68.9km의 주행에서 프리우스는 3.9L/100km 그러니까 25.6km/L의 평균 연비를 과시하며 '주행 템포를 높이고 스포츠 주행에 나서도 어느 정도 효율성을 보장하는'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네 번째 주행 - 강원도의 길을 따라 남으로 내려가다
네 번째 주행은 세 번째 주행과 마찬가지로 다소 서두르며 달렸다. 고성을 출발하여 강릉의 안목해변까지 달리는 길이었는데 7번 국도와 동해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코스였다. 고속도로에서의 주행 속도도 비교적 높은 편이라 전기모터의 개입이 많지 않았다. 실제로 주행을 마친 후 EV 주행 비중이 단 16%에 불과할 정도로 내연관의 의존도가 높았던 구간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평균 연비는 어땠을까? 프리우스는 120.5km를 달리며 4.4L/100km의 효율성을 드러냈다. 이는 22.7km/L로 앞선 세 번의 주행과 비교한다면 다소 아쉬운 수치지만 '상당히 서둘러 달린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수치라 생각되었다.
다섯 번째 주행 - 강원도에서 경북 울진으로 가다
강원도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친 후 펼쳐진 다섯 번째의 주행은 강원도 안목해변에서 경북 울진의 망양정으로 가는 구간이었다. 이 구간은 오로지 7번 국도를 의존하여 남쪽으로 내려가는 구간이었고, 군데군데 마을과 항구 등이 등장하며 주행 환경에 변화하는 일이 많았다.
이러한 특성을 EV 주행 비중이 바로 높아지는 것으로 이어졌고 비교적 경제속도 구간을 자주 이용했던 만큼 자연스럽게 평균 연비도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망양정에서 차량을 세우고 트립 컴퓨터를 확인했을 때 프리우스는 119.2km의 거리를 3.4L/100km, 그러니까 리터 당 29.4km의 우수한 연비로 달렸다. 참고로 EV 주행 비중은 27%로 상당히 높아졌다.
여섯 번째 주행 - 경북 울진에서 포항까지 이어지는 국도 주행 그리고 고속도로
망양정을 뒤로 한 채 포항으로 향했다. 포항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전라남도로 넘어가기 위해서다. 이에 울진에서 포항까지 가는 길은 말 그대로 '국도'로 이어져 있었고, 프리우스는 다시 한 번 전기의 힘을 빌리며 뛰어난 연비를 뽐내게 되었다.
실제 울진에서 포항까지의 주행거리가 115km에 이르렀는데 이 구간의 평균 연비는 3.0L/100km로 무려 33.33km/L에 이르렀다. 아무래도 국도의 특성 상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고, 주행 속도가 평균 연비에 우수한 속도 구간이 중심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평균 연비를 리셋하지 않고 고속도로의 주행까지 이어보았다. 프리우스는 포항-대구고속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달렸고 법정제한 속도를 꾸준히 유지하며 한참을 달렸다. 그렇게 울진에서 출발한지 약 3시간이 지난 후 프리우스는 광주-대구 고속도로의 논공휴게소에 멈추게 되었다.
차량을 멈춘 후 트립 컴퓨터를 확인했다. 계기판에는 총 3시간 9분의 주행 시간과 그 사이 축적된 215.5km의 주행 거리를 표시했다. 평균 속도는 68km/h 였으며 EV 주행 비중은 43%로 이번 투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과시했다. 참고로 국도와 고속도로의 주행을 모두 합산한 평균 연비는 3.1k/100km로 리터 당 32.2km의 우수한 수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곱 번째 기록 - 담양에서 국도와 고속도로를 타고 도착한 충남 외암 민속마을
담양 메타 프로방스 마을을 출발한 프리우스는 탁 트인 시야가 돋보이는 지방도로와 고속도로를 달리게 되었다. 국도와 고속도로 등 주행 환경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우수한 연비를 선사한 프리우스였던 만큼 일곱 번째 주행도 당연히 기대가 되었다. 국도와 고속도로를 다소 빠른 템포로 달리며 2시간 17분 동안 192.4km를 달려 충남 아산의 외암 민속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프리우스의 트립 컴퓨터에는 84km/h의 평균 속도와 21%의 EV 주행 비율이 기록되어 있었으며 평균 연비는 3.9L/100km로 기록되었다. 이를 환산하며 25.6km/L로 꾸준히 리터 당 20km를 크게 넘는 효율성이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덟 번째 기록 - 충남에서 경기도 화성을 가다
마지막 주행 기록은 충남에서 경기도 화성까지의 기록이다. 국도와 고속도로를 모두 활용했지만 고속도로에서 워낙 정체가 심했기 때문에 고속도로 특유의 시원스러운 주행은 어려웠다. 하지만 이는 EV 주행의 비중을 39%까지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실제 주행 결과에서도 '뛰어난 효율'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1시간 24분의 주행 시간 동안 79.2km의 주행 거리가 기록되었고 평균 속도는 57km/h 그리고 EV 주행 비중은 39%로 제법 높은 수준이었다. 아무래도 고속도로에서 제 속도를 내지 못했던 구간의 영향으로 보였다. 어쨌든 평균 연비는 3.7L/100km로 기록되었는데 이를 환산하면 27.0km/L로 역시 프리우스의 명성에 걸맞은 뛰어난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행 환경을 가리지 않는 프리우스의 매력
프리우스의 도심 연비는 이미 워낙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렇게 주행 속도가 높은 다양한 환경에서는 늘 의문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주행을 통해 프리우스는 발전된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뛰어난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여전히 하이브리드 차량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이 존재감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또 경쟁자들은 어떤 무기를 선보이게 될지 기대가 된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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