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방송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4월 임시국회를 보이콧하기로 의기투합했다. 특히 원내 3당인 바른미래당은 거대 양당을 견제하는 대안세력으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연일 목소리를 높이며 법안 통과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3일 방송법 개정안을 ‘방송장악 금지법’으로 규정하고,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에 번갈아 동참하기로 했다. 전날 개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는 민주당에 맞서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며 압박에 나선 것보다 수위를 더 높였다.
그러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방송장악 금지법은 2016년 7월 당시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과 무소속 의원 등 162명이 참여했고, 현재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인 박홍근 의원 대표발의로 발의된 개정안”이라며 “한국당이 반대 입장을 철회해 1년 넘게 표류하던 법안을 처리할 수 있게 됐는데, 여당인 민주당이 (법안 처리에 대해) 말 바꾸기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처럼 초강경모드로 돌아선 것은 갈수록 좁아지는 당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직접 서명까지 한 법안을 이제 와서 반대하는 당과 어떻게 협치를 할 수 있겠느냐”며 “(민주당이든 한국당이든) 정권을 잡으면 야당 시절 주장하고 합의했던 것을 번복하고 멋대로 하려는 악순환을 이번 기회에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요지부동이다. 당 관계자는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관련 법안이 여럿 발의돼 있는 만큼 논의를 거쳐 최선을 찾자는 것”이라며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는 것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술수”라고 바른미래당에 화살을 돌렸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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