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022년까지 창업 플랫폼 청사진
5개 대학 현장캠퍼스 운영
유통 구조의 변화로 쇠퇴일로를 걷고 있는 용산 전자상가가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 ‘드론’ ‘VR(가상현실)’ ‘5G’ 등 미래 기술을 이끌 전진 기지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3일 ‘용산 Y밸리(Y-Valley) 혁신플랫폼 선포식’을 열고 2022년까지 용산 전자상가를 ‘디지털 메이커시티’와 ‘청년 창업 플랫폼’으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3대 분야(산업, 공간, 거버넌스) 13개 세부 과제도 발표했다.
용산 전자상가는 1987년 문을 열어 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조립PC는 ‘선인상가’, 음향기기는 ‘전자랜드’, 게임기기는 ‘나진상가’에 가서 사야 한다고 말하던 시절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신화인 ‘한글과 컴퓨터’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온라인 유통 시장이 성장하면서 문 닫는 가게가 차츰 늘기 시작하더니 현재는 공실률이 22.7%에 달할 정도로 쇠락했다.
시는 이날 드론, VR과 같은 4차 산업의 핵심 기술과 청년 창업을 통해 용산 전자상가를 전자 산업 기반의 신(新)산업 복합 문화 교류 공간으로 변모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국내 최대 드론 총판인 제이씨현시스템이 용산 전자상가를 기반으로 커가고 있는데, 이런 모델을 더 많이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선 5개 대학(고려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이 용산 전자상가에 현장캠퍼스를 만들어 교육ㆍ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현장캠퍼스는 원효상가 2, 3층에 문을 연 ‘용산전자 상상가’에 자리 잡는다.
LG유플러스는 용산 전자상가에 ‘5G 기술 테스트베드’를 만들고 CJ는 지역 내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IT 창의 코딩교육’을 하는 등 기업과도 힘을 합친다.
용산 전자상가 주변도 눈에 띄게 달라진다. 당장 현재 주차장으로 쓰이는 용산역 인근 부지(1만5,566㎡)에는 문화, 여가, 주거 기능이 어우러진 청년 창업주거복합시설이 들어선다. 유동 인구를 늘리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용산역과 용산 전자상가를 연결하는 무빙워크 보행교(141m)도 새로 설치한다.
시는 연말까지 용산 전자상가에 입주한 4,000개 점포 상인들의 안정화 대책을 포함한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용산은 국제업무지구, 용산국가공원 등 서울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라며 “용산 전자상가도 그 변화의 중심에서 4차 산업혁명의 혁신 기지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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