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특사단 방북 당시… 정상국가 부각하려는 의도인 듯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지난달 5일 평양을 방문한 한국 특별사절대표단과의 만찬에서 김 위원장을 ‘제 남편’이라고 불렀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3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남북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이 전했다. 또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이 ‘원수님’이라고 불려지는 것을 감안할 때 리설주의 이날 호칭은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또 최근의 대화 공세 속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해 대외적으로 ‘정상국가’임을 연출하기 위한 의도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아사히는 북한에서 부부 간 호칭에 대해 중년층은 ‘여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고 젊은 층에선 ‘남편’이라고 부르는 게 일반적이라고도 전했다.
리설주는 당시 김 위원장과 함께 노동당 본부 현관에서 특사단을 맞이했다. 만찬장에서도 시종일관 김 위원장 옆에서 자리를 지켰다. 만찬 이후에는 특사단이 승용차를 타고 떠날 때에도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집권 당시에 열린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 등 대외 행사에서 부인을 동반하는 전례가 없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대조적인 행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28일 중국 방문을 통해 국제 외교무대에 데뷔했을 때에도 리설주와 동행했고, 이달 1일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도 함께 관람했다. 이 역시 북한이 다른 국가와 다를 바 없는 정상국가임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아사히는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과거) 남북정상회담 시 열린 식사 등 대외 행사에 부인을 동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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