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여옥 대위의 위증을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하면서 ‘그 때 그 증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간호장교로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조 대위는 이른바 ‘세월호 7시간’의 의혹을 풀어줄 핵심 인물로 지목됐었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청문회에도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했다. 2016년 12월 22일 청문회에 출석한 조 대위는 그러나 이날 하루 만 여러 차례의 위증 의혹에 휩싸여 여야 위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세월호 참사 당일 근무지… 의무동? 의무실?
대표적인 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4월 16일 당시 근무지다. 조 대위는 청문회가 열리기 전 체류하던 미국에서 자청한 인터뷰에서 당일 “의무동에서 근무했다”고 했다가 청문회에선 “의무실에서 근무했다”고 말을 바꿨다. 의무동은 대통령이 머무는 관저 옆 건물에 있는 곳으로 대통령 전담해 의무 지원을 한다. 이와 달리 의무실은 청와대 직원이 이용하는 곳으로, 관저에서도 400, 500m쯤 떨어져 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의무동에서 근무했다는 조 대위의 인터뷰 발언 때문에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과 외부 의료인 혹은 시술자의 청와대 출입 여부를 밝힐 핵심 인물로 떠오른 상태였다.
그러나 청문회에 출석한 그는 애초 인터뷰 발언을 바꿨고, 심지어 “의무실은 의무동과 의무실을 포함해서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이혜훈 새누리당(현 바른미래당) 의원이 “(의무실에서 근무했다면) 무슨 근거로 지난번 인터뷰 때 ‘세월호 당일 대통령에 대한 진료는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느냐”고 묻자, 그는 “당시에 제가 기억하기로는 의무실에서 대통령의 진료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했다”고 답했다. 이를 놓치지 않고 이 의원이 “의무실은 직원들 진료하는 곳인데 대통령이 올 리가 있느냐”고 반박하자, “의무동과 의무실을 포함해 의무실로 부르기도 한다”고 답변한 것이다. 이에 “아니, 왜 이래?”(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왜 이러니…”(손혜원 민주당 의원) 등의 탄식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다음은 속기록의 관련 질의 응답.
◯안민석 위원 의무실과 의무동을 구분하지 못하나 보지요?
◯위원장 김성태 조여옥 증인, 지난 1월 달 SBS 증언은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이고 지금 더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지금은 제대로 증언을 하고 그때는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았다는 것은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우리 위원들도 납득을 못 할 것 같아요.
다시 한번 정확하게 답변을 해 보세요.
4월 16일 당일 정확하게 어느 곳에서 근무했습니까?
◯증인 조여옥 정확하게 의무실에서 근무했습니다.
◯위원장 김성태 의무실이라는 곳은 어느 곳을 말하는지 다시 국민들 앞에 정확하게 설명을 한번 해 보세요.
◯증인 조여옥 직원들을 진료하고 관저와 멀리 떨어진 곳인 의무실입니다.
◯안민석 위원 의무동, 의무실을 구분을 못 해?
(중략)
◯도종환 위원 지난번에 왜 의무동이라고 답변했었어요?
◯증인 조여옥 그 당시에는 정확하게 기억을 하지 못했습니다.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의무동이랑 의무실 교대근무 전에 인수인계 기간이 4월 22부터 5월 2일이었다는 걸 기억하게 됐고 따라서 그 전에는 의무실에 근무했었습니다.
◯윤소하 위원 11월 30일 조여옥 증인의 언론 인터뷰예요. 봐 보세요.
(영상자료를 보며)
조 대위는 의무대에 근무했느냐? 그렇다.
‘청와대에 근무할 때 신 대위와 같이 근무했느냐?’ 하는 질문에 아주 똑 부러지게 ‘당시 신 대위와 제가 인수인계 기간이었다. 청와대는 의무동과 의무실 2개로 나뉘는데 인수인계 기간 후 각자 다른 곳에서 일했다’라고 답변하고, ‘의무동에서 근무한 것이냐?’ 그 질문에 ‘그렇다’ 하고 답변한 게 20일 전입니다.
‘신 대위는 의무실에서 근무한 것 아니냐?’ 하는 추가질문에도 ‘당시 신 대위와 의무동에서 인수인계 기간이었다’라고 명확하게 답변합니다.
누가 봐도 인터뷰 당시에는 명확한 기억을 가지고 대답했다고밖에 보여지지 않습니다.
◯증인 조여옥 거짓이 아닙니다.
●국정조사 출석 전 ‘말 맞추기’ 의혹
조 대위가 귀국한 직후 기무사 등 군 관련 인사들과 접촉했는지 여부도 쟁점이었다. 사전에 증언 내용을 조율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조 대위는 청문회에서 애초 ‘가족 외에는 만난 사람이 없다’고 증언했다가, 동기들과 두 차례 저녁 식사를 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을 키웠다.
여기다 청문회에 나오기 전 청와대 동료인 신보라 전 대위와 통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신 전 대위는 조대위와 함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풀 핵심 증인이었다. 신 전 대위는 지난 조 대위보다 앞서 청문회에 출석해 조 대위의 근무지가 의무동이 아닌 ‘의무실’이라고 진술했다. 조 대위가 말을 바꾼 게 신 전 대위와 입을 맞춘 결과 아니냔 것이다.
◯이혜훈 위원 조여옥 대위는 지금 계속 ‘기무사와 만난 적이 없다. 접촉한 적이 없다’ 그러시는데 그날 공항에 내려서 말고라도 이 사건이 국민적인 관심사가 된 이후 지금까지 기무사든 청와대든 정보기관이든 어떤 기관이든 접촉한 적이 없습니까?
위증이 되는 굉장히 중요한 순간입니다.
◯증인 조여옥 예, 여기 인터뷰 내용이나 청문회 내용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혜훈 위원 내용뿐만이 아니라 그날 대통령의 근황에 대해서 누구도 조여옥 대위에게 연락을 하거나 얘기를 하거나 회유를 하거나 압박을 하거나 어떤 증언을 하라고 조언을 하거나……
◯증인 조여옥 전혀 없습니다.
◯이혜훈 위원 확실하지요?
◯증인 조여옥 예.
●청문회장 ‘감시의 눈’?
조 대위가 청문회에 출석하기 전 만났다는 동기 중에는 이슬비 대위도 있었다. 이 대위는 청문회 방청석에 나와 조 대위의 질의, 응답을 지켜봐 국방부가 파견한 ‘감시자’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국군수도병원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이 대위는 조 대위는 국군간호사관학교 동기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현장에서 이 대위를 가리키며 “조 대위와 함께 온 저 분이 종일 조 대위를 감시한다고 한다”며 ‘감시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이 대위가 청문회 방청과 관련해 “(병원 측에서) 공가 처리로 바꿔준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혀 의혹이 확산됐다. 이 대위는 “원래 개인적 목적으로 휴가를 낸 날이었는데 공교롭게 청문회가 열린다고 해서 동기와 같이 이 자리에 오게 됐다”며 “이 자리에 온다고 했더니 공가 처리로 바꿔준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태 위원장이 나서서 “사적으로 온 것인데, 부대 병원에서 왜 공가 처리를 해주느냐”고 따졌고,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현 자유한국당)도 군 법령상 ‘공가’의 의미를 읊어가며 “어떻게 공가를 받을 수 있느냐”고 추궁했다.
◯안민석 위원 자, 제가 조 대위에게 아까 물었습니다. ‘한국 온 지난 4일 동안 누구를 만난 적이 있느냐, 가족 외에?’ 아까 그랬습니다, 국민들 앞에. ‘아무도 만난 적이 없다’. 그런데 조 대위가 일정표 적어 놓은 것에는 ‘월요일 날 동기 3명 만났고, 어제저녁에 동기 1명 만났다’, 동기들이 가족입니까? 큰일 나겠네, 큰일 나겠어.
◯위원장 김성태 오늘 조여옥 증인이 답변 중에 ‘한국에 귀국해서 가족들과 대체로 시간을 다 보냈다. 그리고 오늘 이곳에 왔다’ 이런 증언을 아까 오전에 했거든요. 그런데 오늘 보니까 ‘12월 19일 오후 7시부터 11시 10분까지 동기 3명과 식사를 했다’ 이렇게 진술을 하고 있어요. 사실입니까?
◯증인 조여옥 예, 그렇습니다.
◯위원장 김성태 이 동기 3명은 간호장교들을 말하는 겁니까?
◯증인 조여옥 예, 그렇습니다.
◯장제원 위원 그건 좋은데 왜 공가냐고요. 사적인 일이잖아요? 어떤 부대장이……
어떻게 공가를 받아요?
(◯이슬비 방청석에서 ― 제가 공가를 신청한 사항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신청을 안 했는데 공가를 준 게 이상한 것 아니에요?
국방부로부터 지시를 받고 오늘 조여옥 증인의 출석에 같이 동행하라는 명령을 받고, 결론은 부대에서 공가 처리 한 사실이네요. 맞습니까?
(◯이슬비 방청석에서 ― 아닙니다.)
(중략)
◯장제원 위원 제가 지금 공가에 대해서 법령을 봤어요, 군 법령을. 공가는 병가 이외의 원인에 해당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허가하는 휴가제도이다. 공무원이 공가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은, 1번 병역법이나 다른 법령에 의한 징병검사를 받을 때, 2번 공무에 관하여 국회․법원․검찰 기타 국가기관에 소환되었을 때, 3번 투표에 참가할 때, 4번 승진․전직에 응시할 때, 5번 전보발령을 받고 부임할 때, 6번 건강진단을 할 때, 7번 외국어능력시험을 응시할 때, 8번 올림픽․전국체전 국가적인 행사에 참가할 때, 천재․지변․교통차단, 딱 정해져 있습니다.
●인터뷰 기획설… 자청? 지시?
미국에서 자청해 인터뷰를 했다던 진술도 번복 논란에 휘말렸다. 의원들의 거듭된 질의에, 조 대위가 “(주미 국방)무관 측에서 인터뷰 요청이 있는 데에 대한 얘기가 있었고 제가 동의를 했다”고 답하면서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본인이 원했다고 아까 그러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자 조 대위는 “기자들이 너무 많이 접촉을 시도했기 때문에 무관 측에서 그를 염려해서 먼저 연락이 왔고, 인터뷰에 대한 내용을 제가 말씀 드렸다”고 답했다.
◯안민석 위원 기무사가 그렇게 이야기 했지요? ‘특검은 걱정하지 마라. 우리 기무사 말만 들어라’ 그렇게 한 것이지요?
◯증인 조여옥 기무사가 저를 통제한 적은 없습니다.
◯안민석 위원 인터뷰, 미국에서 누가 지시했나요?
◯증인 조여옥 제가 결정했습니다.
◯안민석 위원 대한민국 장교가 인터뷰하고 싶으면 인터뷰 다 합니까? 대한민국 장교가 그래요?
◯증인 조여옥 인터뷰에 대해서 말씀이 있었고 제가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안민석 위원 하고 싶으면 인터뷰 다 합니까, 대한민국 장교가?
◯증인 조여옥 승인을 받았습니다.
◯안민석 위원 어떻게 다, 하고 싶다고 하면 승인을 다 해 줍니까? 대한민국 군대가 언제 그렇게 되었어요?
◯증인 조여옥 다 해 주는 것은 알 수 없지만 당시에는 무관님을 통해서 승인을 받았습니다.
◯안민석 위원 누가 지시한 것 아니에요?
◯증인 조여옥 지시한 적 없습니다.
◯안민석 위원 지시하지 않았는데 하겠다고 합니까, 대위가?
◯증인 조여옥 너무 많은 관심과 의혹이 쏟아지고 있었기 때문에 인터뷰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중략)
◯이혜훈 위원 이것이 분명히 명백한 위증입니다. 왜냐하면 이 국정조사 바로 이 자리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의무실장이 뭐라고 얘기를 했느냐 하면 조 대위와 전화 통화를 했다는 거예요. 그리고 당일 대통령 행적에 대해서 어떻게 답하는 게 좋을지 얘기를 했다고 증언을 했어요. 국정조사를 아마 미국에서 안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명백히 서로 어긋나는 위증을 하시면 기가 막히는 거지요.
그리고 분명히 조 대위는 인터뷰를 하기 전에 아까는 무관을 통해서 허락을 받았다라고 얘기하셨는데, 의무실장은 뭐라고 얘기했느냐 하면 본인한테도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인터뷰를, 기자회견을 하면 어떻겠느냐, 하는 걸 어떻게 생각하느냐 분명히 의논을 하고 거기에 대한 조언을 줬다고 의무실장이 이 국정조사 자리에서 위증하면 처벌 받는다는 선서까지 하고 하신 말씀이에요. 지금 증인은 명백한 위증을 하고 계시는 겁니다.
◯증인 조여옥 제가 아는 사실과 다릅니다.
◯이혜훈 위원 예?
◯증인 조여옥 제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릅니다.
◯이혜훈 위원 이거 그러면 대질신문을 하고 특검에 넘기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동의받을 필요는 없지만 준비가 되어 있으세요?
◯증인 조여옥 예, 제가 아는 한 성실하게 답변드릴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안민석 위원 특검 조사를 안 받아요, 기무사만. 그러니까 거짓말하는 거예요.
●’비선진료’ 의혹 풀 민간 병원 처방 여부
조 대위는 대통령에게 쓸 약을 청와대 의무동이 아닌 외부의 민간 병원에서 타 온 적이 있는지 여부를 놓고도 답변 과정에서 혼선을 야기했다. 이는 김영재성형외과, 차움의원 등 이른바 ‘비선진료’ 의혹의 진상을 규명할 쟁점 중 하나였다. 조 대위는 ‘외부 병원에서 대통령의 약을 몇 번 타왔느냐’는 질의에 처음엔 “제가 기억하기로는 없다”고 답변했지만 재차 추궁하자 “한 번 정도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혜훈 위원 청와대 의무동이 아닌 외부 병원에서 대통령 약을 몇 번쯤 타 왔습니까?
◯증인 조여옥 약이라고 하시면……
◯이혜훈 위원 처방이 내려진 거요.
◯증인 조여옥 처방이 내려진 것은 제가 기억하기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혜훈 위원 없어요?
◯증인 조여옥 예, 서울대병원이나 자문의님을 통해서 보조기구나 아대 같은 것을 받아 온 적은 있어도 약 같은 경우는……
◯이혜훈 위원 약이든 주사제든?
◯증인 조여옥 제가 타 오지는 않고 가져 오신 적은 있었습니다.
◯이혜훈 위원 아니, 조 대위가 가져 온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단 한 번도 없냐고요?
◯증인 조여옥 지금 제가 기억하기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혜훈 위원 정확하게 이야기하셔야 돼요. 기억이 자꾸 왔다 갔다 하신다고 하면 안 돼요.
없어요, 있어요? ‘기억하기로’ 이렇게 얘기하지 마시고 있냐 없냐만 답하세요.
◯증인 조여옥 약은……
◯이혜훈 위원 약이든 주사제든.
◯증인 조여옥 한 번 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혜훈 위원 SBS의 어제 보도에 의하면 대통령 자문의를 하셨던 분 중의 한 분이 증언을 하셨어요. 뭐라고 얘기하냐면 처방된 대통령의 약을 조 증인이 타서 여러 차례 청와대 안으로 가져갔답니다. 이것 대질신문할 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검찰에 수사해 달라고 부탁할 거고, 검찰에 고발할 겁니다.
정확하게 얘기하세요. 몇 번 받아왔습니까?
◯증인 조여옥 약은……
◯이혜훈 위원 한 번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요. 여러 번이라고 지금 얘기하고 있어요.
◯증인 조여옥 약을 서울대병원에서 처방받은 경우는 없습니다.
◯이혜훈 위원 어느 병원이든 상관없이 외부 병원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차움이든 김영재 원장 병원이든 어떤 병원이든.
◯증인 조여옥 차움병원이나 김영재 병원은 간 적도 없습니다.
◯안민석 위원 다른 데, 다른 데……
◯이혜훈 위원 간 적도 없어요?
◯증인 조여옥 예.
◯이혜훈 위원 다른 데. 어쨌든 간에 외부 병원, 의무동이 아닌 외부 병원에서, 그게 어떤 병원이든 상관없이 한 번밖에 없어요?
◯증인 조여옥 예, 제가 기억하기로는 한 번……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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