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프로농구 전주 KCC가 1승 이상의 값진 소득을 건졌다. 이정현(31), 안드레 에밋(36), 찰스 로드(33), 하승진(33) 등 공격 옵션이 상대에 뻔히 읽힌 상황에서 ‘송송 콤비’ 송창용(31)과 송교창(22)이 공수에 걸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적장 문경은 SK 감독은 이들의 예상 못한 활약에 “수비 변화를 주겠다”고 했다.
KCC는 지난 2일 SK와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에서 90-79 승리를 거두고 2연패 이후 반격의 첫 승을 거뒀다. 에이스 에밋이 32점, 로드가 15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고, 이정현도 12점을 보탰다. 2차전에서 눈물을 쏟은 하승진은 17리바운드로 골 밑을 장악했다.
기록만 볼 때는 예견된 승리였을지 몰라도 송창용(12점 3점슛 2개)과 송교창(5점 5리바운드)이 아니었다면 반격이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이날 선발 출전한 송창용은 1쿼터에 상대 수비를 따돌리는 더블클러치를 선보이면서 4점과 어시스트 2개로 팀이 24-11로 기선을 제압하는데 힘을 보탰다. 여유 있게 두 자릿수 점수차로 앞서다가 50-46까지 추격을 허용한 3쿼터 1분48초께 달아나는 3점포를 꽂았고, 56-53으로 쫓긴 3쿼터 종료 3분42초 전에 다시 3점슛을 터뜨렸다.
송교창은 4쿼터에 5반칙으로 코트에서 물러났지만 승부처에서 짧은 시간 동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팀이 67-60으로 앞선 4쿼터 초반 송창용의 3점슛이 빗나가자 SK의 흐름을 끊는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고, 계속된 공격에서 에밋이 돌파로 공격을 마무리했다. 이후 수비에선 SK 테리코 화이트가 공격에 실패하자 귀중한 수비 리바운드를 잡았고, 반격 기회에서 하승진의 골 밑 득점으로 이어졌다. 73-60으로 앞선 경기 종료 6분44초 전엔 자신이 직접 중거리 슛을 넣어 쐐기를 박았다.
추승균 KCC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송창용이 3점슛 2~3개, 송교창이 리바운드 5개 정도를 잡아주길 바랐는데, 실제 ‘송송 콤비’는 추 감독이 기대했던 것을 모두 해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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