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 김종부 감독/사진=K리그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강등권에서 멀어지는 게 1차 목표였는데 참...”
K리그1(클래식) 개막 후 4전 4승을 달리고 있는 경남FC 김종부(53) 감독이 멋쩍게 웃었다. 지난해 ‘김종부 매직’으로 화제를 모으며 승격을 이끌어 낸 경남이 1부 리그에서도 시즌 초반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경남은 지난 1일 강원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 원정 경기에서 3-1로 승리하며 K리그1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3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는 팀간 맞대결에서 경남은 강원의 상승세를 잠재우며 지난 경기 승리들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1부 리그에서도 과연 김종부 매직이 먹힐지에 대해 물음표가 따라붙었지만 현재까지 경남은 승승장구하며 리그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김 감독은 1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경남이 저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배경을 들려줬다. 그의 머릿속에는 도민구단의 열악한 환경과 좁은 선수 구성을 극복할 수 있는 플랜이 일찌감치 짜여 있었다. 그는 “개막 전 시즌 목표를 강등권 탈출로 설정한 것은 사실이다. 바로 올라와 좋은 결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부 무대에서 좀 더 탄탄한 바닥을 다지려면 1차적으로 강등권에서 멀어지고 서서히 맞춰가면서 올라갈 계획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시즌 초반 생각 외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해주고 있다. 미디어나 팬들의 관심이 (2부 때와) 확연히 차이가 났고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었지만 잘 이겨냈다”고 말했다.
김종부 감독은 경남의 얇은 선수층을 고려해 비시즌 동안 체력 훈련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으며 열중했다. 김 감독은 “경남의 스쿼드가 객관적으로 낮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특단의 방법은 체력 훈련이라고 봤다”고 했다. 겨울 동계훈련 당시 태국으로 향했던 경남은 훈련을 마친 뒤면 잔디가 다 죽어 그라운드를 쓸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경남은 지옥의 체력훈련을 통해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했고 강팀들과 어깨를 견주기 위한 경쟁력을 키워 나갔다.
경남FC 김종부 감독과 말컹/사진=K리그 제공
경남 돌풍의 주역인 외국인 선수들은 제각기 사연이 다양하다. 현재 경남의 특급 골잡이 말컹은 농구선수 출신이다. 김종부 감독은 브라질 4부 리그에 있던 말컹을 발굴해 K리그2 득점왕으로 성장시켰다. 말컹은 196cm 장신의 높은 타점을 이용해 K리그 데뷔 시즌에 22골을 쏟아냈다. 이후 중국에서 연봉 10억 원 이상의 제안을 받았지만 말컹은 김종부 감독과의 의리를 택했고 올 시즌 K리그1에서도 6골로 득점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말컹 외에도 일본에서 사생활(담배) 문제로 쫓겨나듯 경남으로 온 쿠니모토(21)와 브라질 출신 네게바(26) 모두 이미 한 차례씩 실패를 경험했지만 김종부 감독 밑에서 제 2의 축구 인생을 열고 있다.
김 감독은 용병들의 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그는 “쿠니모토는 근본적으로 참 착한 친구다. 엘리트 코스만 밟다 보니 전 구단에서 그런 상황이 나왔던 것 같다. 쿠니모토와 네게바 모두 경남에서 새롭게 시작할 분위기가 조성됐다. 적응도 잘 하고 잘 따라주다 보니 목표를 새롭게 다졌다”고 웃었다. 아울러 “셋이 사소한 트러블이 생기더라도 팀 스타일에 맞게 녹아 드니까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 사적으로는 따로 통제를 하지 않고 스스로 무엇이든 하게끔 자율에 맡긴다”고 덧붙였다. 경남 관계자는 "말컹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직원들과도 친동생, 형처럼 허물없이 지낸다. 워낙 착하고 인사성도 좋아서 다들 가족 같이 여긴다. 비시즌 때는 직원들과 어울려 농구도 관전하는 등 추억 삼아 여행을 다녔다. 한국 음식도 잘 먹고 그 가운데서도 김치찌개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부상 등 돌발 변수에 대해서도 다 각오하고 있고 이에 맞게 준비하고 있다. 경기력과 체력 모두 중요하지만 우리가 그라운드에서 경남의 축구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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